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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요한 Mar 10. 2024

장교 출신답게

내가 이 글을 쓴 이유

 임관 후 군생활 간 있었던 경험들을 더 생생하게 많이 들려줬으면 좋았겠지만, 특정 인물들이 나의 주관으로만 좋지 않게 언급 될 것이고 그들도 지금 군 또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기에 하나 하나 이야기를 풀지는 않았다.


 후보생 생활부터 임관까지, 그리고 전역까지를 돌아보며 글을 써보니 그동안 배운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 좋은 시간보다는 힘든 시간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 중 정말 힘들었던 시간들은 강도 높은 훈련도, 많은 업무 때문도 아니었다. 전부 나의 부족함과 무능함을 느끼며 깨질 때였다. 그럴 때마다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며 스스로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정말 많이 가졌다.


 '임관해서 간 군대는 나름 첫 직장생활이자 사회생활이었다. 낯선 땅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상처를 입기도 하고, 나 또한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아볼 수 있었다. 또 반복되는 힘든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주말에 서점도 가고, 카페도 가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어쩔땐 새벽 3시가 넘어갈 때 까지 집 앞 강변을 걸으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세평 남짓 되는 나의 작은 방을 아늑하게 꾸며보기도 했다.


 이러한 시간들은 내 존재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여건이었다. 자연스레 나의 생각과 감정의 폭은 확장 되었고, 넘쳐 흐르는 생각과 감정들은 선율에 진심을 더하며 음악으로 기록되었다.'


 - 앨범 [나의 통영] 발매후기 中


 학군단 생활을 하기 전 일반 대학생 때는 내가 음악을 하는 의미를 찾지 못했었다. 나만의 인생 이야기가 딱히 없으니 나만의 음악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군인'이라는 길을 택한 후부터 그 길에서 최선을 다해보기도 깨져보기도 하며 나만의 인생 이야기가 생겼고 나만의 음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뿐 아니라 지금도 마주하게 되는 일터에서든지, 삶의 여러 현장에서든지 군 생활 간 배우고 느꼈던 경험을 통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후보생 때 귀에 박히도록 들었던 '장교 후보생 답게'는 지금도 내 가슴 속에 남아있다. 비록 현역 때 '장교답게'는 잘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난 '장교 출신 답게'멋지게 살아갈 것이다.


 요즘 각종 언론이나 미디어 매체에서 이슈되는 군 관련 소식은 '초급간부 모집 미달'이다. 일반 병의 처우와 여건이 보장됨에 따라 초급간부들의 혜택은 상대적으로 보잘 것 없이 되었고, 위신 또한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간부들의 처우와 여건 또한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마치 군에 남아있는 현역 간부들과 간부 출신들을 미련하게 보는 듯한 분위기까지 있는듯 하다.

 그럼에도 나는 ROTC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잃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의 인생을 통해 '장교 출신 답게'살아가는 모습을 당당히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썼던 글들은 아무나 쉽게 겪을 수 없는 일들이라 생각하고, 개선 되어야 할 간부들의 처우와 여건보다 훨씬 더 값진 '경험'이었다고 확신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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