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

by Peeping

오늘은 조금 쉬어가는 타임으로, 책 대신 영화를 한 편 소개할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사랑하는' 영화가 있나요?

단순히 재미있다를 넘어서, 영화의 장면들이 가끔 기억 속에 떠오르거나 문득 애틋한 감정까지 드는 그런 영화 말이에요. 저에게 있어 그 영화는 바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입니다. 특히 눈이 오는 날에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작년에 별세한 나카야마 미호의 아름다운 작품이랍니다. 한국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아서 재개봉도 많이 했었죠. 조금 길 수도 있을 러브레터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영화에서는 후지이 이츠키가 두 명 나옵니다. 한 명은 여자이고 나머지는 남자죠. 이를 구별하기 위해 여자 이츠키는 빨간색을, 남자 이츠키는 파란색을 사용해 표기하겠습니다.


영화는 눈이 오는 고베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후지이 이츠키라는 인물의 세 번째 기일이죠. 그의 친족들과 지인들이 모인 곳에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분위기가 맴돕니다. 그들은 오랜만에 모인 기념으로 사진을 남기기도 하고 추도주라는 핑계로 술판을 벌이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전 약혼자였던 히로코는 아직 그를 잊지 못한 것처럼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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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코는 이츠키의 어머니와 함께 그의 집으로 먼저 향합니다. 그리고 그의 방에서 산을 배경으로 한 그림과 함께 그의 졸업앨범을 보게 됩니다. 그 졸업앨범에서 히로코는 이츠키의 옛날 주소를 찾게 되고 그 주소를 손에 받아 적습니다. 이제는 국도가 들어서 없어져버린 그 주소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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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후지이 이츠키의 집이 나옵니다. 후지이 이츠키의 배역은 나카야마가 1인 2역을 맡았습니다.

이후에 설명드리겠지만 후지이 이츠키는 죽은 후지이 이츠키와 동명이인이며 그와 같은 중학교를 다녔었죠. 그렇기에 졸업앨범에 이름만 보고 착각한 히로코가 동명이인인 그녀의 주소에 편지를 보내게 됩니다. 이츠키에게 편지를 전달한 우체부는 러브레터냐고 묻게 되죠.


내용 : 후지이 이츠키 님.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요. – 와타나베 히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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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와타나베 히로코로부터 멀리 고베에서 온 편지에 대해서 의심했지만 곧이어 답장을 보내줍니다.


내용 : 와타나베 히로코 님. 저도 잘 지내요. 감기 기운이 좀 있지만

여기에 히로코는 다시 답장을 하며 감기약도 함께 동봉합니다.

내용 : 후지이 이츠키 님 감기는 좀 어떠세요. 약 먹고 빨리 건강하게 나으세요.


다시 영화는 히로코의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히로코는 아키바에게 죽은 이츠키의 집 주소로 편지를 보냈다고 전합니다. 지금은 국도를 만드느라 사라진 집에서 답장이 왔음을 아키바에게 보여주죠. 아키바는 누가 이런 장난을 쳤냐는 식으로 되묻고는 히로코에게 아직 이츠키를 잊지 못했냐고 묻습니다.


화면 캡처 2025-11-29 235031.png 천국에서 답장이 왔음을 보여주는 히로코


편지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것은 히로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츠키는 흥미는 물론 약간의 의구심도 함께 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편지에 이렇게 묻습니다.


내용 : 와타나베 히로코 님. 당신은 대체 누구세요? 제발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이를 기점으로 히로코와 이츠키는 서로의 편지를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합니다. 아키바의 추측으로 문패가 다를 것이니 주소가 같더라도 이 편지가 갈 수 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히로코는 죽은 이츠키가 편지를 보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아키바는 이츠키를 못 벗어나는 히로코를 못마땅하게 여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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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바는 편지의 진상을 밝히고 싶어서 이츠키에게 증거를 보내달라고 히로코 몰래 편지로 청합니다. 가짜 취급을 받아 분개한 이츠키는 주민등록증 사본과 함께 더 이상 편지를 보내지 말라는 답신을 줍니다. 히로코는 아키바에게 좀 지나쳤다고 말하며 본 관계의 끝을 직감합니다. 히로코는 그 편지가 죽은 이츠키에게서 오는 편지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 관계가 끝이 나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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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히로코와 아키바는 이츠키가 있는 오타루시에 방문합니다. 아키바의 동료가 운영하는 유리공예품 전시 구경은 물론 지금까지 편지에 답장을 해주었던 이츠키를 찾아 나서기 위함이었죠. 그들은 이츠키의 집에 방문했지만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집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히로코는 편지로 미안함을 전한 후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내용 : 지금 당신 집 앞에서 편지를 쓰고 있어요. 제가 아는 후지이 이츠키는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여기 와서 비로소 모든 것을 알게 됐어요. 내가 아는 사람은 남자예요. 그는 나의 연인이었죠. 그는 2년 전에...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요. 가끔 그리워집니다.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지곤 해요. 이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누구도 받지 않았으면 좋았을걸요. 당신께 폐를 많이 끼쳤군요. 정말 미안합니다. 그와 이름이 같은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왔지만 만날 용기가 나지 않네요. 편지로 알게 된 사이니까 편지로 인사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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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히로코는 편지를 통해 후지이 이츠키가 죽었다는 사실을 편지에 남기지 않았습니다.

아키바 : 아까 쓴 거 말이야, 왜 거짓말했어?

히로코 : 거짓말?

아키바 : 후지이가 죽은 거 쓰지 않았잖아.

히로코 : 왜 그랬을까? 그냥 왠지... 불길한 얘기잖아?

아키바 : 불길한 얘기라.. 그럴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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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이츠키는 히로코의 편지를 읽다가 같은 이름이라는 말에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답장하죠.


내용 : 사정도 모르고 심한 편지를 보낸 것 용서해 주세요. 그 대신에 한 가지 흥미로운 정보를 알려드리죠. 중학교 때 우리 반에 성과 이름이 똑같은 남자애가 있었어요. 당신이 찾는 후지이 이츠키가 혹시 그 얘가 아닐까요.


답장을 받은 히로코는 졸업앨범을 다시 보게 되고 자신이 편지를 보낸 사람이 이츠키의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사실을 안 이후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여러 부탁을 하게 됩니다.


내용 : 잘 지내고 있나요? 당신이 말한 친구는 내가 아는 후지이 이츠키가 맞았어요. 편지를 보낸 주소는 졸업앨범에서 찾은 거였어요. 모든 게 제 착각에서 비롯됐죠.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부탁이 있어요. 혹시 그에 대해서 기억나는 게 있으면 얘기해 주시겠어요?


와타나베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를 통해 잊지 못한 후지이 이츠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이죠. 히로코는 이츠키에 대한 사무치는 기억과 그리움을 이야기를 매개로 듣고 싶어 했습니다. 이후에는 후지이 이츠키의 내레이션과 함께 과거 이야기가 나옵니다.


내용 : 와타나베 히로코 님 그 애에 대해선 잘 기억해요. 그런데 기억이란 게 거의 이름에 얽힌 거예요. 대충 상상이 되죠? 그다지 좋은 추억은 아닌 거 같아요. 입학실 날부터 꼬이기 시작했죠...


후지이 이츠키가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좋은 놀림거리가 되었죠. 하필 그들은 3년이나 같은 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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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후지이 이츠키 님 그는 어땠나요? 같은 이름의 여자애에게 운명적인 뭔가를 느끼진 않았을까요?


내용 :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요. 당신은 로맨틱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현실은 살벌한 것이었어요. 우리 사이를 비유하자면 아우슈비츠 감옥의 아담과 이브랄까 계속 놀림받는 건 고문이었어요. 반장 선거 사건도 있었죠. 생각만 해도 속상해요.


결국 학생들의 장난에 그 둘은 도서부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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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장이 된 후지이 이츠키는 일은 뒷전에 아오키 전기나 어려운 시집 같은 아무도 읽지 않는 것들을 대출하여 대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장난을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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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장 이야기와 함께 이츠키이츠키와 시험지가 바뀐 사건에 대해서 말해주었습니다. 동명이인이었기에 겪었던 해프닝이죠. 이츠키는 바뀐 시험지를 들고 자전거 보관소에서 이츠키를 기다렸고 그 시험지를 돌려받게 되는 이야기를 히로코에게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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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코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츠키에게 당시의 시험지를 보내달라는 말을 답장을 남겼고 이츠키는 그녀에게 당시 그가 낙서를 남긴 시험지를 히로코에게 보내줍니다. 더불어 이츠키가 다리를 다치고 체육대회에서 육상을 뛴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히로코는 그가 뛰었던 운동장의 사진을 보내달라고 청합니다. 이츠키는 이에 응하며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죠.


히로코는 처음엔 이야기를 매개로, 그리고 시험지를 매개로, 마지막으로 현재 공간의 사진을 매개로 그의 옛날 과거를 기억하고 회상합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츠키는 히로코의 이츠키에 대한 추억을 이어주는 중간자 역할을 행하고 있었죠. 이츠키는 운동장 사진을 찍은 후 자신의 모교를 둘러보다 과거 자신의 선생님을 만났고, 이후 자신이 도서부장으로 일했던 도서관을 방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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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이츠키는 현재의 도서부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을 "후지이"라고 소개하자, 도서부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놀란 이유는 그들의 취미가 바로 ‘후지이 이츠키 찾기’였기 때문입니다. 과거, 후지이 이츠키는 도서부장 시절 아무도 읽지 않는 책들의 대출카드에 자신의 이름만을 남기는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흔적은 세월이 흘러 현재 도서부원들에게는 하나의 놀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누가 더 많은 '후지이 이츠키'의 흔적을 찾는지를 겨루는 것이었고, 이미 87장을 찾아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이츠키는 자신이 그 이츠키가 아니라고 설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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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히로코로 이동합니다. 아키바는 이츠키를 잊지 못하는 히로코에게 그가 조난당해 죽었던 산에 다녀오자고 말합니다. 이에 그 둘은 기차에 올랐고 근처까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히로코는 죽은 공간을 다시 방문한다는 죄책감에 다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합니다. 이츠키의 죽음을 정확히 인지하기를 회피하는 느낌이죠. 하지만 시간이 늦어 그의 지인인 불아범이 운영하는 산장에서 하루를 묵게 됩니다. 불아범은 이츠키의 죽음에 일종의 죄책감을 느껴 그 산에서 등산객들에게 주의를 주는 안내자가 되었던 것이죠. 여기서 불아범은 어떤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이츠키가 산에서 조난당했을 때, 절벽에서 죽기 전에 부르던 노래죠. 이츠키의 지인들은 그 노래를 통해 그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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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히로코는 고백합니다.

히로코 : 난 죽은 사람까지 붙잡고 막 투정 부리는 여자인가 봐. 이기적인 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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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동터오는 새벽녘 히로코는 이츠키가 조난당해 죽은 산을 마주합니다. 아키바는 그녀에게 이츠키가 있는 곳은 저곳이라고 말하며 히로코에게 그곳에 가볼 것을 청합니다. 아키바는 히로코가 진정으로 이츠키를 마주하길 바랐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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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코는 산을 매개로 그와 마주하며 감정과 눈물을 터트리며 자신의 안부를 전합니다.


불아범 : 왜 이리 시끄러워? 아침 일찍부터

아키바 : 가만히 두세요. 가장 중요한 때니까요.


시점은 후지이 이츠키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아버지의 장례식과 어머니의 병세로 학교에 못 나간 그녀는 자신의 집에 방문한 후지이 이츠키를 만납니다.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대신 반납해 줄 것을 그녀에게 요청합니다. 후지이 이츠키는 왜 자신이 반납을 안 하냐고 묻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전달하는 거라며 투덜대죠. 이츠키는 이후 전학을 갔고, 이 장면은 그가 그녀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였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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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돌아온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받은 편지를 모두 그녀에게 돌려줍니다. 이 편지에 담긴 추억은 당신의 것이라는 이유였죠.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주는 마지막 편지에서 다음과 같은 추신을 남깁니다.


추신 : 도서카드에 쓴 이름이 정말 그의 이름일까요? 그가 쓴 이름들이 당신 이름인 것만 같아요.

히로코는 이츠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츠키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 이츠키라는 추측을 어렴풋이 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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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도서부학생들이 다시 이츠키를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후지이 이츠키의 도서카드를 찾았던 것이죠. 그 책은 그가 마지막으로 반납을 부탁했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입니다. 그리고 그 도서카드의 뒷면에는 그가 그린 후지이 이츠키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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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는 히로코에게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내용 : 특별한 펜팔 친구 와타나베.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요. 오늘 놀라운 일이 있었죠. 당신에게 말해야 할 것 같아 급히 펜을 들었어요. 생각지도 못한 손님이 찾아왔었어요... 와타나베 히로코 님 가슴이 아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기억은 종종 아주 사소한 사물이나 장소, 향기, 이미지에 깃들어 있습니다. 영화 러브레터는 바로 그 감각의 매개를 통해, 잊혔다고 믿었던 시간을 다시 현재로 불러내는 작품입니다. 히로코는 죽은 연인을 마음속에서 보내기 위해, 혹은 그를 잊지 못해서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편지는 오히려 그녀를 후지이 이츠키와 함께했던 시간으로 다시 이끌어 갑니다. 그리고 그 편지를 우연히 받아 든 또 다른 이츠키는 과거의 어렴풋한 그림자 속에서, 자신조차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들을 되살려냅니다. 이후 이츠키가 전했던 사랑에 대해서 알게 되죠.


영화 속에는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수많은 장치들이 등장합니다. 졸업앨범의 실물 사진, 시험지에 적힌 낙서, 그가 뛰었던 운동장, 도서 대출카드, 엉뚱했던 장난들, 그가 그렸던 그림, 그가 부르던 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묻힌 산까지. 기억은 누군가의 목소리일 수도 있고, 우리가 반납하지 못한 책 한 권일 수도 있습니다. 그 흔적들을 따라가며 한 사람은 후지이 이츠키를 떠나보내게 되고, 한 사람은 그를 기억하게 됩니다.


이야기 속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이 영화의 정서적 중심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프루스트는 마들렌 향기 하나로 무의식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진정한 삶은 무의식 속 기억을 끌어올릴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그는 소설을 통해 말합니다.


러브레터 또한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기억은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행위가 아니라,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나의 일부라고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며 가장 깊이 와닿았던 점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기억한다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을 놓아주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기억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내 안에 정리하고 품는 일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담담히 알려줍니다. 시간은 흐르지만, 기억은 형태를 바꾸어 남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또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시간에게로 이어집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나요? 저는 아무튼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기억에 남고 싶답니다는 열망이 크네요.




ps. 이번에는 책리뷰를 대신하여 영화리뷰를 진행했지만 다음 주에는 최근에 읽은 책 가시고개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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