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롯데월드를 즐긴 하루
이 날은 2024년 2월 23일이었다. 이때는 엄청 늦게 롯데월드에 도착해서 기존과 달리 짧게 롯데월드를 즐기기로 했다. 롯데월드에는 공식 앱이 있는데 아트란티스는 이미 빨간색 표시가 되어 있었다. 빨간색 표시는 2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 한다는 걸 뜻했다. 그 외에도 회전목마 등처럼 한 번 운행할 때 많은 사람들이 타는 어트렉션이나 혹은 대다수가 이용하지 않는 비인기 어트렉션은 녹색이었다. 녹색은 30분도 안 되는 대기 시간을 의미했다. 이 날의 첫 번째 어트렉션은 후룸라이드였다. 후룸라이드는 여러 번 타지만 질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탈 때마다 물이 튀는 양에도 차이가 나니 매번 탈 때마다 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1차 낙하 구간 직전에 있는 공간을 한 번 사진으로 찍었다. 특히 동굴을 나서는 구간에 있는 공룡은 엄청 선명하게 찍어서 좋았다. 물론 물에 젖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주머니에 넣어서 스마트 폰이 물에 젖거나 빠지지는 않았다. 물론 낙하할 떄마다 소리를 지르는 것은 잊지 않았다.
점심식사로 온 곳은 카페다쥬르였다. 여기는 롯데월드 내 음식점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었다. 단품으로 5,000원만 있으면 먹을 수 있는 버거가 세 개나 있었고 세트로 해도 8,000원으로 만원을 넘지 않았다. 카페다쥬르의 벽면에 음식과 햄버거에 들어가는 재료가 그려져 있는데 수채화와 같은 느낌이 들고 위치가 정말 좋았다. 바로 회전목마 바로 옆이었다. 그래서 회전목마의 음악을 들으며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나는 그 중에서 치킨버거를 택했다. 감자튀김은 일반적인 패스트푸드처럼 앏지 않았다. 오히려 두툼해서 하나씩 먹어도 감자의 포슬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대망의 치킨버거는 엄청 큰 치킨 패티가 있었고 양상추와 토마토가 들어갔다. 한 입 베어물자마자 치킨에서 나오는 육즙이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양상추와 토마토는 느끼할 수도 있는 치킨버거의 맛을 보충해주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두 번째로 후룸라이드를 다시 탔다. 앞서 말했듯이 후룸라이드는 탈 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이번에도 앞자리를 사수했는데 이번에는 세로로 1차 낙하 구간 직전을 찍었는데 이번엔 박쥐의 빨간색 불빛도 찍는데 성공해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공룡도 가로보다 세로로 찍으니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두 번째에는 첫 번째에 비해 물을 덜 맞았다.
세 번째 어트렉션은 플라이벤처였다. 이 어트렉션도 내가 아주 자세히 말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어트렉션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이 어트렉션은 안 것은 아니지만 한 번 타고 나니 설정의 디테일과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에 넋까지 잃은 채 즐겼던 어트렉션이었다. 특히 발 밑에 아무 바닥도 없을 때의 스릴은 롤러코스터와는 다른 재미를 한층 더 상승시켰다. 그리고 플라이벤처의 로고도 잘 보면 스팀펑크라는 어트렉션의 설정에 맞도록 파이프와 톱니바퀴로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보면 플라이벤처는 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도 충분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 어트렉션은 풍선비행이다. 풍선비행은 낮보다는 밤에 타야 진가를 발휘해서 밤이 될 때까지 롯데월드 주위를 둘러본 뒤 탑승했다. 내가 탄 풍선은 1번 초록색 풍선이었다. 이게 내가 탈 풍선이 뭘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은근히 랜덤성 때문에 재미가 급상승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이번에도 약 10분 어트렉션을 한 바퀴 돌았지만 이번에는 용기를 내서 나와 같이 탄 4인 가족과 나처럼 혼자 온 사람과 스몰 토크를 나누며 서서히 절반을 향해 갔다. 절반에 도착하면 어트렉션 전체의 야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이게 일종의 인증샷이 되기도 한다. 이후에는 월드 모노레일이 출발하는 모습과 파라오의 분노의 지프차가 이동하는 모습, 후렌치 레볼루션의 비클이 레일을 지나가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풍선비행은 낮에 타면 볼 수 없는 매력이 밤에서는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사실 내가 탑승장에 입장했을 때 입장이 마감되어서 하마터면 풍선비행을 못 탈 뻔했다.
풍선비행 탑승 이후에는 멀리서 줌을 당겨서 프랑스 파리에 있을 법한 전광판도 사진으로 남기고 정상을 향해 가는 후렌치 레볼루션의 비클까지 각각 다른 각도에서 두 차례 찍었다. 이렇게 해서 사진을 찍고 나니 이제 롯데월드가 끝나는 오후 10시가 되었고 곧바로 정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짧지만 알차게 롯데월드를 즐긴 하루가 마무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