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룸라이드도 10분 만에 즐기는 기적과 같은 순간
오늘은 2024년 3월 20일이다. 이때 나는 롯데호텔 월드에 숙박했다. 그 덕분에 원더도어를 이용할 자격을 갖게 되었다. 원더도어는 롯데호텔 월드에서 체크인 당일 별도의 종이 입장권을 구매하면 되는 1회 재입장을 할 수가 있는 호텔 투숙객 전용 출구라고 보면 된다. 덕분에 매직패스도 3개나 받을 수 있었다. 이때는 원더밴드가 나오기 전이라서 종이 입장권은 별도로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이건 이 연재와는 연관성이 크게 없어서 롯데월드 월드에 숙박한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하게 외전 혹은 다른 시리즈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그렇게 캐슬이 위에 크게 달려져 있는 커다란 열쇠를 로티가 들고 있는 그림이 있는 종이 입장권을 받으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이후에는 생애 첫 원더도어를 경험하게 되었다. 원더도어에서 종이 탑승권의 QR코드를 인식시키면 문이 열리게 되는데 그 전에 먼저 원더도어를 지키는 분이 팔찌를 채워준다. 흔히 행사 등에 가면 볼 수 있는 웬만한 힘으로는 끊어지지 않는 팔찌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는 최대 4인까지 같이 재입장이 가능할 수 있게 동그라미가 여섯 개가 그려져 있었지만 나는 혼자 왔기 때문에 그 옆에 1이라는 인원 수를 적어놓았고 해당 동그라미에는 날짜 스탬프를 찍었다. 팔찌 착용 후 QR코드 인식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원더도어는 스페인해적선과 후룸라이드와는 거의 1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이때는 한창 월드 오브 라이트의 메인 조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더 라이트 오브 더 하트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서 월드 오브 라이트의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날은 때마침 비수기라서 사진을 찍기에는 아주 좋았다. 참고로 어드벤처에서 가장 줄이 긴 어트렉션인 후룸라이드마저 대기 시간 10분만에 탈 수 있을 정도로 비수기인 덕분에 아주 기분이 좋았다.
첫 번째 어트렉션은 후룸라이드였다. 앞서 말했듯이 이 날은 비수기라서 대기 시간 10분만에 탑승이 가능했지만 나는 패키지에 포함된 매직패스를 사용해서 계단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다. 하필 내가 탄 이후 갑자기 살짝 늘어나는 바람에 대기시간 10분에서 20분으로 늘어났지만 그럼에도 원래는 60분은 기본에 120분도 나올 만큼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후룸라이드마저 비수기에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나 원래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하는 대기줄마저 텅텅 빈 모습으로 인증샷을 남길 수가 있었다. 만약 이 날 롯데월드에 온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매직패스는 풍선비행에 썼다. 풍선비행은 일전에도 말했지만 어트렉션을 한바퀴 도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 이상의 재미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사람들이 없는 비수기에는 마치 내가 혼자서 롯데월드를 전세낸 것처럼 아주 한가한 모습의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전경을 담을 수 있다. 그 밖에도 한창 공사중인 더 라이트 오브 더 하트의 공사 현장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기존의 캐슬은 사라졌고 하안색 천막이 씌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공사가 다 마무리되기 전에는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이번에도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파라오의 분노도 10분 밖에 안 되어서 파라오의 분노에는 매직패스를 쓰지 않고 일반 대기로 탔다. 파라오의 분노 자체도 지프차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느껴지는 스릴 때문에 마치 모험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롯데월드에 올 때 반드시 타는 어트렉션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도 만족스럽게 탔고 이번에는 탑승 사진도 함께 구매했는데 어디서 촬영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웃는 모습이 찍혀 있어서 좋았다.
이후 매직 아일랜드로 나왔다. 캐슬 주변을 살펴보니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를 홍보하는 입간판을 볼 수 있었다. 일명 포저 일가인 로이드 포저, 요르 포저, 아냐 포저, 본드 포저의 모습을 담은 등신대를 볼 수 있었고 왼쪽에는 영화 포스터, 가운데에는 예고편, 오른쪽에는 다른 영화 포스터가 있는 구성이었다. 스파이 패밀리는 꽤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라서 이름은 익히 들었지만 롯데월드에서 스파이 패밀리를 콜라보도 아닌 입간판으로 볼 줄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지나친 뒤에는 롯데월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이색 간식에 도전했다. 이름은 자이로 츄러스였다. 가격은 5,800원이었다. 이름에서도 눈치챌 수 있겠지만 자이로 삼형제의 첫째인 자이로드롭의 형태에서 따온 음식이다. 맨 위에는 톡톡 터지는 구술이 있었고 가운데에 있는 것은 초코 쿠키인데 자이로드롭의 비클을 형상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알록달록한 데코와 함께 두 개의 젤리가 있었다. 처음 한입 먹었을 때에는 일반적인 츄러스처럼 바삭거리는 식감과 안쪽의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이후 초코 쿠키는 매우 강한 초코 맛이 나오면서 츄러스와는 다른 느낌을 전달해줬고 두 개의 젤리는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맛을 보완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먹은 오레오 츄러스와 비교하면 각자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누가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만약 롯데월드까지 왔다면 자이로 츄러스는 먹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매직 아일랜드에는 이처럼 석촌호수를 바라보며 휴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휴식 공간까지 있다. 나도 가끔 롯데월드를 오랫동안 걷다가 지칠 때면 여기서 잠시 쉬는 편이다. 롯데월드도 에버랜드보다는 작지만 엄청 크기 때문에 몇 시간째 걷다보면 발이 피곤해질 때가 분명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틈틈히 쉬어주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 특히나 여기는 로티와 로리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점심식사는 어드벤처 2층에 위치한 라라코스트였다. 여기에서는 꽤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서 나도 가끔 방문하는 곳이었다. 여기에서 주문한 음식은 수제 포크 커틀렛이었다. 가격은 13,900원이었다. 태블릿으로 주문하고 나서 10분 정도 기다리자 음식이 나왔는데 구성은 커틀렛과 작은 현미밥, 콘샐러드, 샐러드, 감자튀김으로 구성이 되었다. 샐러드는 아주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서 커틀릿을 먹기 전의 에피타이저로 좋았고 콘샐러드는 샐러드와 같이 먹기 좋았다. 감자튀김도 일반적인 패스트푸드는 미리 만든 것을 튀기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에서는 주문 즉시 튀겨서 그런지는 몰라도 겉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해서 여러모로 좋았다. 현미밥은 커틀렛과 같이 먹으니 이보다 맛있을 수가 없었고 대망의 커틀렛은 감자튀김처럼 주문을 받은 즉시 튀겨서 겉은 까슬거릴 정도로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러워서 소스에 찍어도 좋고 소스에 안 찍어도 맛이 있는 음식이었다. 이후 위니비니의 사우어레인보우롤러밴드까지 또 다른 간식으로 먹고매직 아일랜드를 천천히 보고 나서 마지막 매직패스를 쓰기로 했다.
마지막 매직패스는 아트란티스였다. 이건 당연한 게 매직패스는 어트렉션 당 한 번만 쓸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쓸 매직패스는 아트란티스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날은 비수기라서 대기 시간이 성수기 때처럼 대기 중단까지 할 정도로 줄이 길지는 않지만 30분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나는 매직패스를 이때 사용해서 매직패스로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아트란티스에 대해서는 굳이 긴 말이 필요가 없었다. 나는 처음에 급발진을 할 때 웃고 첫 번째 낙하 구간에서 또 웃고 두 번째 낙하 구간에서는 마음껏 웃으며 손까지 들었다. 손을 들면 상체를 고정하는 안전바 자체가 없어서 더 움직여서 더 큰 스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 온 곳은 하와이 컨셉의 엠테이블이었다. 여기는 무려 만원 이하의 음식이 있었을 정도로 가성비 자체는 좋은 음식점이었다. 사실상 롯데월드에서 가장 큰 지출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다. 그렇지만 엠테이블은 그런 와중에 만원 이하의 메뉴까지도 있다는 게 여러모로 놀라웠다. 내가 주문한 음식은 10,500원의 등심돈까스였다. 아까 먹은 것은 돈까스의 원형에 해당하는 커틀렛이니 이번에는 커틀렛에서 파생된 음식이라고 볼 수 있는 돈까스를 비교해서 먹어보고 싶었다. 미리 선결재를 마치고서 진동기를 받았다. 참고로 여기는 후렌치 레볼루션의 레일과 가까워서 간간이 탑승객의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등심돈까스를 먹게 되었다. 엠테이블의 등심돈까스는 고소한 땅콩과 간장으로 맛을 낸 샐러드와 한 조각의 파인애플과 방울 토마토, 라라코스트보다는 더 많은 흰쌀밥, 소스가 잔뜩 묻혀진 돈까스로 구성이 되었다. 우선 샐러드는 땅콩 특유의 고소한 맛이 양배추를 썬 샐러드와도 은근히 잘 어울렸다. 방울토마토와 파인애플은 입가심을 하기에 좋았다. 흰쌀밥은 등심돈까스를 올려서 먹으면 훨씬 맛이 좋았고 소스와도 잘 어울렸다. 대망의 등심돈까스는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적당히 익혀져서 소스를 뭍어서 먹으면 맛이 더 좋아졌다.
대망의 마지막 어트렉션은 앞서 말했던 후렌치 레볼루션이었다. 후렌치 레볼루션은 워낙 인기가 많은 어트렉션 중 하나이지만 비수기에는 대기줄이 거의 없어서 탑승장이 텅텅 빌 정도였다. 한 열차에 태울 정도의 사람들만 계속 있었다. 그리고 내가 탑승한 게 막차였다. 덕분에 싱글라이더가 있는 어트렉션임에도 혼자서 탑승할 수가 있었다. 왜냐햐면 싱글라이더도 미리 마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후렌치 레볼루션은 정말 실내 롤러코스터라는 약점을 아주 잘 간파했다는 점에서 좋았다. 특히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는 360도 루프 구간과 540도 회전 구간은 진심 감탄이 나오는 비명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이렇게 후렌치 레볼루션까지 타고 난 뒤 롯데월드의 운영은 종료됐고 나는 원더도어를 통해 롯데월드를 나가며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