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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와의 첫 만남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 첫 탑승 소감

by 조형준 작가

이 날은 2024년 2월 21일이었다. 그리고 이때 그동안 타지 못했던 새 어트렉션과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그게 뭔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차근차근 설명하겠다. 우선 롯데월드 어드벤처에는 아이스 가든이 있다. 말 그대로 아이스링크 주위에 있는 음식점들을 모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드 가든이라는 간판까지 근사하게 있는 게 있어서 은근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사진을 찍기 좋은 피사체이기도 했지만 밤에는 간판에 불도 들어와서 더욱 큰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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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어트렉션은 풍선비행이었다. 롯데월드를 상징하는 어트렉션 중 하나이고 심지어 풍선비행 비클을 따와서 만든 팝콘통도 판매할 만큼 롯데월드에게 있어서는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10분간 어드벤처를 한바퀴 도는 게 끝이지만 풍선비행을 타야 보이는 글씨도 있어서 이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게 뭔지는 나중에 풍선비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며 말하도록 하겠다. 풍선비행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광경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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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로 먹은 음식은 돈까스와 새우튀김, 샐러드, 우동이 다같이 나오는 호호카츠의 호호카츠 스폐셜이었다. 가격은 13,000원이었다. 호호카츠는 앞서 말했던 매직서클이 있는 푸트코트인 더 쓰리워시스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게 호호카츠 스폐셜이다. 우선 새우튀김부터 우동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이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가능했다. 게다가 롯데월드 내에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음식점임은 부정할 수 없다.


돈까스는 바삭거리는 식감이 아주 좋았다. 아무래도 주문 즉시 바로 튀겼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미리 만든다면 절대 불가능할 바삭거리는 소리가 들렸기 떄문이다. 갓 만든 돈까스는 경양식처럼 소스가 없어도 맛있다는 사실을 이 돈까스로 알게 되었다. 새우튀김도 돈까스처럼 소스가 없어도 갓 튀겨내고 원물의 맛이 좋으면 맛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샐러드는 돈까스와 새우튀김에 비해서는 평범했지만 드레싱은 직접 만든 것 같았다. 내가 지금까지 먹은 드레싱과는 다른 맛이 나왔기 때문이다. 우동은 면은 평범했지만 국물은 깊게 우린 육수의 맛이 나왔다. 이를 종합하면 13,000원에 돈까스, 새우튀김, 우동이라는 세 음식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는 게 왜 사람들이 롯데월드 내 맛집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갔다.

이후에는 롯데월드를 둘러봤다. 해맑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아동 학대에 잃어버렸던 유년 시절이 떠올랐다. 유년 시절 때 나는 좋은 추억은 커녕 오히려 아동 학대를 만나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나는 계획에 없는 아이였다. 즉, 그들에게 나는 어쩔 수 없이 낳은 부산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심지어 볼트 커터로 불리는 자물쇠 절단기로 엉덩이를 때릴 정도면 말 다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유년 시절을 다시 되찾지는 못해도 동심을 되찾고 싶었다. 연간이용권을 사용해서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를 들리며 잃어버린 웃음도 찾고 싶었다. 다행히 연간이용권이 끝날 무렵에는 내가 보기에도 나쁘지 않을 정도로 표정이 나아졌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특히 3층에는 후렌치 레볼루션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540도 수평 회전 트랙을 볼 수 있는 벤치가 여럿 있다. 물론 벤치에 앉으면 트랙이 안 보이기 때문에 난간에 서야 보이지만 비클이 진입하자마자 파란색 조명이 점등되는 것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회전 트랙을 통과하는 모습은 여러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심지어 가운데에는 분수까지 있는데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탈 때 저 분수가 은근히 긴장감을 준다. 즉, 분수가 작동될 때는 아주 약하지만 마치 후룸라이드에서 물을 뒤집어 쓰게 될 듯한 아슬아슬한 느낌을 전해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후렌치 레볼루션은 분수가 작동되고 야간에 타는 게 가장 좋다. 야간이 되어야 조명이 있는 회전 트랙을 볼 수 있고 분수가 작동되어야 후렌치 레볼루션의 마지막 매력까지 온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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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먹은 간식으로는 파라오의 분노의 입구 맞은편에 있는 뉴욕핫도그이다. 이름 그대로 뉴욕식 핫도그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다. 참고로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퍼레이드를 자리에 앉아 편하게 볼 수 있는 음식점이기도 하다. 창가쪽 자리를 사수하면 퍼레이드를 비록 멀지만 또렷히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내가 먹어본 핫도그는 플레인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메뉴로 빵, 소세지, 소스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 간단한 조합이 내게는 엄청난 발견 중 하나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빵은 푹신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부드러운 식감은 아니었고 소스는 소세지에서 느껴지는 느끼함을 한층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약간 짠맛이 느껴졌지만 그게 핫도그에는 어울렸다. 소세지는 뽀득거리는 소리로 핫도그의 식감을 책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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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두 번째로 탄 어트렉션은 스페인해적선이었다. 내가 탑승할 무렵에 퍼레이드가 시작되고 있어서 더욱 특별했다. 바이킹이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플로트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절로 환호성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페레이드를 할 때 스페인해적선을 타게 되면 퍼레이드에서 나오는 음악이 일종의 BGM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흥겹게 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타이밍이 맞아야 가능하지만 타이밍만 잘 맞추면 어트렉션도 타고 퍼레이드도 감상하는 일석이조의 체험이 될 것이다. 하지만 퍼레이드 시간 동안에는 출구 대신 원래는 매직패스 이용자가 서는 통로를 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은 미리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의 결말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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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어트렉션인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를 탔다. 사실 그동안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는 한 번도 탄 적이 없었는데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철조망에 다양한 안내판이 붙어 있었고 굉장히 유명한 보급품을 담은 상자의 실물과 상자를 덮고 있는 파란색 천, 트럼통이 있었다. 이를 보고 나서 어느 정도는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살리기 위해 롯데월드가 노력했다는 게 느껴져서 그때부터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보급품을 담은 상자가 재현되어 있다는 게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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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의 입구로 들어가면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게임의 기본적인 설정부터 세세한 어트렉션의 세계관에 대한 내용까지 담고 있었다. 그리고 나레이션이 말한 것 중에서 에란겔이라는 섬이 언급되는 걸 보며 놀랐다. 워낙 배틀그라운드가 인기가 있어서 에란겔이라는 섬 이름은 나조차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까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는 게임과 서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에란겔 자체가 배틀그라운드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맵이라는 걸 고려하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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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쇼 공간에서는 마치 수송기처럼 내부를 꾸며낸 작은 공간에 같이 서 있게 된다. 이후 남자 나레이션의 무전이 들려오게 되고 에란겔에 도착하기 직전 원자로처럼 생긴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나게 되고 수송기가 추락한 다음에 군인에 의해서 수송선이 더 아래로 추락해서 탈출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며 프리쇼가 끝나게 되는데 이때 한 명의 캐스트가 직접 등장해서 다음 장소까지 안내하고 있는데 정말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에서 여러모로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부터는 슈팅 다크라이드가 된다. 곳곳에 요원들이 있고 이를 총으로 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설명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었다. 이후 다시 한 번 캐스트의 안내에 따라서 이동하는데 이때는 슈팅 다크라이드이지만 안전벨트를 매고 3D 안경을 쓰게 된다. 여기에서도 적들을 총으로 쏘면 되는데 캐스트들의 연기가 짧지만 어트렉션의 몰입감을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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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로 향하게 되면 누가 잘했는지를 표시하는 전광판이 크게 있는데 다행히 내 순위는 1등이었다. 그리고 곳곳에 무기고처럼 총기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출구로 나갈 때까지 배틀그라운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참 좋았다. 아. 조금만 기다리면 검은 실루엣의 보스가 등장하는데 내용은 너희 때문에 계획이 어그러졌으니 이제는 내가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보면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에서 나온 내용이 배틀그라운드 게임 안에서도 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많은 분들이 잠시 전광판을 보고 나와서 이건 나만 봤다. 그러니 롯데월드에 가서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를 탈 거라면 이 장면까지는 보고 가야 진짜 다 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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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를 타고 나니 딱 롯데월드가 운영을 종료하는 밤 9시 직전인 오후 8시 50분이 되어 있었다. 이쯤이 되면 모든 어트렉션의 운영이 다 끝났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시의 출구 근처를 둘러봤다. 특히 이때만 찍을 수 있는 게 후룸라이드 1차 낙하 구간이다. 정확히 말하면 움직임이 존재하지 않는 잔잔한 물길은 이때가 아니면 못 찍는다. 심지어 운이 좋게도 오르막에 있는 물까지 사라져서 나무 구조물이 보이는 것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민속박물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와 후룸라이드의 공룡도 사진 안에 담았고 오렌지색 조명으로 빛나는 풍차와 퇴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으며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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