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다로...심신회복 프로젝트 part.2

08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와 등대 스탬프 투어

by 쫑무다리

"돈도 좋고, 명예도 좋지만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야."


"우리나라에 경치 좋은 곳,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곳이 얼마나 많겠어? 시간 날 때마다 둘이서 전국팔도를 돌아다녀보자."


갑상선암과 난소낭종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지칠 대로 지친 아내를 위해 내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둘러보면서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회복과 휴식의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20240630_152852.jpg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에 가는 도중 들렀던 전남대학교. 용지호수에 연꽃이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오빠가 말하는 의도는 알겠는데... 시간이 엄청 많이 들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일하는데 지장이 생기면 안 되잖아."


"자기 말이 100% 맞아. 그런데 지금까지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거래처 주변만 다녔잖아? 이제는 활동 범위를 좀 넓혀보자는 거지. 업무를 소홀히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얘기고."


"자기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최대한 스트레스받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과도하게 욕심도 내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걸 하면서 사는 게 맞는 것 같아."


"오빠 말에도 일리가 있네. 업무에 지장만 생기지 않으면 나도 좋아. 그런데 어떻게 다닐 것인지는 생각한 게 있어?"


"당연히 있지요."


"뭔데요?"


"자 봐봐. 일단 우리가 전국을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뭔가를 이뤄내야 할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지 않아?"


"응. 그러면 좀 더 열정을 가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 바로 그거야. 그래서 오빠가 생각해 놓은 아주 거대하고도 멋진 계획이 있답니다."


내가 생각한 '거대하고도 멋진 계획'이란 앞서 말한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와 '등대 스탬프 투어'였다.


20240701_121740.jpg 내장산국립공원 입구 연못에 있는 정자인 우화정.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와 '등대 스탬프 투어'라면 아내도 의욕을 가지고 도전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당초 계획은 우리 부부만 하려고 했으나,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녀석이 스탬프 투어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세 명이 '스탬프투어 원정대'를 결성했다.


먼저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국립공원을 방문해 스탬프 투어 여권을 수령한 다음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22개 국립공원을 찾아 해당 국립공원 페이지에 그곳을 상징하는 도장을 찍으면 된다.


도장 수에 따라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데 10개의 도장을 찍으면 10곳을 방문했다는 상장과 기념품을, 22개의 도장을 다 찍으면 스탬프투어 완주증과 함께 금메달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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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2일 세 명으로 구성된 '스탬프 투어 원정대'는 북한산국립공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립공원 탐방에 나섰다.


설악산국립공원-한라산국립공원-태백산국립공원-계룡산국립공원-내장산국립공원-지리산국립공원-경주국립공원 등 전국 각지의 국립공원을 다니면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20210425_104959.jpg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에서 찍은 사진.
DSC02306.JPG 눈 덮인 한라산의 모습.

무엇보다 국립공원을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국립공원 스탬프투어를 시작한 지 벌써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 원정대는 22곳의 국립공원 중 다도해해상국립공원만 제외한 21곳의 국립공원의 도장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등대 스탬프 투어'도 마찬가지.


전국에 있는 등대를 찾아 스탬프에 도장을 찍으며 우리나라 해안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등대 스탬프 투어를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 등대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도장을 찍기 위해 배를 타고 처음 들어보는 섬으로의 여행도 가야 했다.


무엇보다 등대 스탬프 투어는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에 비해 난이도가 훨씬 높았다. 등대가 육지에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섬에 있는 등대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만 했다.

20220702_150255.jpg 전북 고창군 구시포항 남방파제 등대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했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차츰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 '스탬프 투어 원정대'는 완주에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 육지에 있는 등대만 돌아보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아름다운 등대', '역사가 있는 등대', '재미있는 등대', '풍요의 등대', '힐링의 등대' 등 5가지 테마로 구성된 등대 스탬프 투어 중 '스탬프 투어 원정대'는 '재미있는 등대'만 유일하게 성공했다.


재미있는 등대는 유일하게 모든 등대가 육지에 있었기에 완주가 가능했다.

20220702_103647685_04.jpg 여수 구항방파제하멜등대에서 바라본 야경.
20220719_102014410_09.jpg 제주 이호랜드방사제등대.

서산 '삼길포항방파제등대'를 시작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차를 몰아 등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목포 '북항동방파제등대'-여수 '구항방파제하멜등대'-부산 '서암항남방파제등대'-경주 '감포항남방파제등대'-양양 '물치항방파제등대' 등 우리 원정대는 U자로 우리나라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산으로 바다로 돌아다니면서 아내도 차츰차츰 불안과 스트레스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국립공원을 다니면서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광에 감탄하고 등대스탬프투어를 다니면서 탁 트인 바다가 주는 가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전국을 다닌 추억은 블로그에 기록했다. 그렇게 우리만의 인생소풍 일기장을 천천히 채워갔다.

정말 우리나라엔 볼 것도 많고, 즐길 수 있는 축제도 많고, 맛있는 먹거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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