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곁에서 잘 챙겨주던 친구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똑같이 잘 챙겨주는데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잘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고향을 떠나와서 지내다 보니 친구들의 소식을 듣기가 힘든데 항상 소식을 전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경조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번 명절에도 먼저 안부를 물어주고, 눈이 오는데 어떻게 오냐며 또 잘 챙겨줬다.
친구끼리 고맙다는 살가운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으나 그래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간 고마웠던 일들에 대해서 얘기했다.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와, 친구가 아프다는 소식을 전해줬을 때와 친구가 결혼을 하는 소식, 또 재혼을 하는 친구소식들도 전해준거에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그래도 어릴 때랑 다르게 나이가 들면서 변한 게 있는 거 같았다.
어릴 때는 쓸데없는 소리라고 넘겼을 텐데 서로 진심을 알고 받아들이는 여유와 깊이 있는 마음이 생긴 거 같았다.
가끔은 고향집과 내가 자랐던 동네로 돌아가서 어릴 때처럼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계산도 없고 딱히 하는 것도 없는데 가장 즐거웠고 아깝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구들이 하나씩 잊히다 몆 명 남지 않았다. 싸운 것도 아니고 서운한 일이 있던 것도 아닌데 각자 삶이 바쁘고 여유가 없기에 어릴 때처럼 조건 없는 의리와 우정을 따지기엔 지금 우리 나이에서 위치는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인생에 참 행복했던 한순간의 추억정도로만 기억하는 게 적절하다랄까.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은 탈모가 왔거나 흰머리가 많이 늘었는데 얘기를 해보면 그 수준은 어릴 때와 똑같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그때의 그 순수함을 직장에서 친하게 지낸다고 지내는 동료에게서는 잘 느껴지지 않은 감정이다. 그러기에 어릴 적 친구가 있다는 건 참 소중하고 중요한 삶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