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말을 하는 사람이
간결한 글을 쓰는 사람이
간결한 삶이 부럽습니다.
워낙에
구구절절
끄적이기를 즐겨하고
뭐든 오래오래
꼼꼼히
들여다보는 터라
줄이고 줄여도
글은 늘 꼬리를 늘어뜨리고
뱉은 말들은
공중에 공명하여
여기저기 부딪히더군요.
늘어진 꼬리가 질질 끌려
먼지를 뒤집어쓰고
공명했던 언어들이 유리에 반사되어
세상을 투명히 두고도
튕겨 나온다는 생각이 들 때
뿌리고픈 글자들과
퍼트리고픈 말들을
꾹꾹 담고 눌러서
노트를 펼치고
점 하나를 찍은 후
덮습니다.
. 점 모양 역린입니다.
어떨 때는
두 흰자에 박힌 검은 점 두 개로
간결하게
생각을 전하는 사람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러니까 저라면
줄줄이 나열하고 매듭지어
어렵게 전할 말들을
그들은
두 눈에 점을 찍고
그대로 덮어 버린다는 말입니다.
깜빡임으로
말을 한다는 말입니다.
그럴 때 저는 글 쓰는 까막눈이며
수다 떠는 실어증이 됩니다.
그동안 길게 주욱 늘어놓았던
모든 말과 글이
움직이는 점 두 개 앞에서
유약하고 초라해집니다.
지나와버린 몇 천 개의 하루들이
초라하고 지저분하게 느껴집니다.
글을 쓰다가도 다 지워버리고
.
하나만
.
남겨두어
....... 로 요약되는
일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