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센트 Apr 19. 2024

에필로그

비하인드 스토리

첫 연재작이자 ‘계절 속의 나’의 기획명인 ‘사계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느 한 작가가 출판을 준비하는 도중 책 이름을 같이 고민하다가 개인적으로 생긴 즉흥적인(?) 프로젝트였다. 그 작가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다음 작품은 자신이 겪었던 감정들을 책 한 권에 담고 싶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마침 나도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던 시기였고 도전해 보면 괜찮겠다 싶어서 그날 이후로 기획하게 되었다. 기획하는 내내 평소에 잘 듣지도 않던 슬픈 노래들을 많이 들어보고 접하지도 않았던 책과 시집도 들여다보고 심지어 친분이 있던 인디밴드 아티스트에게 글 쓰는 거에 대해서 자문을 구할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했었다. 기획안이 다 만들어지고 나서 그 작가에게 보여주자, 긍정적인 답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공동 출판을 목표로 각자의 사계절에 겪었던 생각과 느낌 그리고 감정들을 시와 에세이로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준비하려고 했었다. 준비 도중에 모종의 이유로 프로젝트는 잠정 중단하게 되었고 나 또한 본업에 신경 쓰다 보니 준비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여서 한동안 잊고 지냈었다. 어느 날, 대학생 시절에 썼었던 시들을 보면서 ‘사계절 프로젝트’가 생각이 나는 것이었다. 이때 아니면 못하겠다는 생각으로 연재처를 알아보고 작가 데뷔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조사하고 또 조사했다. 조사 끝에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어 두 번의 지원 끝에 작가 데뷔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되었고 지금의 연재작이 탄생하게 되었다.


작성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계절은 고민할 것도 없이 겨울을 택하고 싶다. 그때 당시의 겨울은 나에게 있어 애정에 대한 욕망과 이별에 대한 아픔, 공허함을 살면서 처음으로 크게 느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사람에 대한 마음에 남아있으며 아픈 손가락이 되었기 때문에 평생을 잊지 못하는 순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회상을 해보면 내 일상생활들을 모두를 정리하고 다 내려놓을 작정으로 사랑과 애정에 미쳐있었던 내 자신이 보였다. 주변의 만류와 가족들이 받은 상처를 모두 무시한 채 앞뒤 상황을 보지도 않고 너무 강행했었던 탓인지 현실에 대한 벽과 험한 길을 미쳐 생각하지 않았고 오로지 ‘그 사람의 행복은 나의 행복이다.’라고 굳게 믿은 탓이었는지 결국엔 그 선택에 대한 대가는 내가 내 자신에게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제 와서 후회하고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져봤자 의미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별 후에 겪었던 깨어나지 않은 꿈을 어떻게든 깨기 위해 건강까지 해치면서 워커홀릭마냥 일에 미쳐 살았고 또다시 피폐하게 지냈었다. 지금은 다시 되돌아보면 그 상처를 통해 내 자신이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단, 다시는 이러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고 또 겪기도 싫다.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데 반대로 내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장 수월했던 계절은 여름이었다. 처음으로 보안이라는 업종을 직접 체험하며 응급실이라는 근무지 안에서 내원객들이 겪었던 아픔들을 속으로 공감하면서 준비하는데 수월했었다. 또한, 근무하면서 내가 겪었던 트라우마들도 어떻게 보면 아픔에 포함이 되었기에 근무하면서 겪은 일들과 봐왔던 상황들을 모두 아픔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여름을 아픔으로 표현하게 되었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글을 작성하기 시작할 때 내 머릿속에서 글감이나 표현이 쉽게 나온 부분이 여름에 응급실 보안요원으로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일화이었기에 예상보다 빠르게 여름부터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조만간 이 직업을 그만두게 되지만, 근무하면서 겪었던 일화들이 나에게 있어 큰 경험이 되었고 같이 일하는 팀장님과 팀원들께 매우 감사했었고 의료진 선생님들과 행정업무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께 큰 도움이 되어서 뿌듯하고 믿고 의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


목차를 보면 사계절은 분명 봄부터 시작하는데 왜 여름부터 시작하지?라는 의문점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이 부분은 과거에 즐겨했던 게임 속 스토리 전개에서 영감을 받았었다. 그 전개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여름에 주인공들이 만나 아픔을 겪고 가을에는 각자의 추억을 회상하며 유대감을 생성하고 겨울에는 이별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을 느끼게 되고 봄에는 모든 것을 마무리하여 새 출발하는 내용이었다. ‘계절 속의 나’의 이야기는 23년도 여름부터 시작하여 24년도 봄에 겪었던 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모티브 삼아서 전개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모티브가 된 게임은 주인공이 두 명이고 이 작품의 주인공은 ‘나’라는 사람 단 한 명인 점이다.


추가적인 요소가 있다면, 내가 평소 즐겨 듣고 공연 때마다 자주 찾는 인디밴드인 ‘러블레스’라는 팀의 슬로건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러블레스라는 팀을 간략하게 소개를 하자면 ‘고장 난 어른들의 동화’라는 슬로건을 가지면서 노래 가사에 애정에 대한 욕망 그리고 성장하면서 겪은 아픔들을 담았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받았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많은 아픔을 겪게 된다. 각 에피소드마다 나오는 아픔, 추억, 유대감, 이별, 새 출발 이 5 가지 요소들을 담아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고장 난 어른들의 동화’라는 슬로건에 영감을 받는 거도 매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제일 큰 과제가 ‘아픔, 추억, 유대감, 이별, 새 출발 이 다섯 가지 요소들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느냐?’였다. 평소에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공감하는 성격이다 보니 작가가 된다면 일상생활에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었다.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싶을 수도 있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 또한 위로를 받고 싶고 감정에 대한 공유를 원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번 사계절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이 위로를 받고 감정에 대한 공감을 받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사계절 그리고 성장하는 사계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마지막으로 ‘계절 속의 나’를 마무리 지어본다.

이전 11화 봄날의 에세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