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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Apr 12. 2024

봄날의 에세이

새 출발 - 새로운 순간을 찾아서

누구나 당연하게 말하겠지만 사계절의 시작은 봄이다. 시작하는 만큼 지난 계절에 겪었던 온갖 방황과 시련 그리고 순간들이 떠오르게 되곤 하다. 사람들은 늘 좋았다면 추억 혹은 안 좋았다면 경험이라고 하며 그 추억과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 이번 에세이의 제목인 ‘새로운 순간을 찾아서’는 내가 좋아하는 게임 시리즈인 ‘드래곤퀘스트’의 11번째 작품의 부제인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게임에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주인공이 동료들을 모아서 악당들을 물리쳐 세계의 평화를 지킨다라는 내용에 각 주연 캐릭터들의 지나간 과거들을 찾는 이야기였다. 지나간 과거도 중요하지만 새로 맞이할 경험과 시련 그리고 시간과 순간들을 새롭게 맞이하고 찾아가는 게 새 출발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추억과 경험을 통해 한 층 더 성장하는 내 모습이 보이는 거 같다. 새로운 출발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새해를 맞이하면 항상 기대감이 가득 찼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기대감보단 공허함과 막막함이 다가왔었다.  저번 겨울에 겪었던 이별에 대한 아픔으로 인해 공허함이 가득했었고 개인 스튜디오 운영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 그리고 회사에서는 갑작스럽게 올해 안으로 계약이 만료될 수도 있고 재계약 및 채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말에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올해 첫 시작은 그야말로 매우 최악이었다. 처음부터 지칠 대로 지치다 보니 번아웃이 온 거처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았고 하다못해 사람을 만나는 거 조차 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고 안 간 힘이라도 써서 일상생활에 집중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기만 했다. 이렇게 버티자니 내가 내 자신이 아닌 거 같아서 결국엔 지인에게 권유받았었던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다. 사실 심리상담이라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받고 나니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뭔가 묘한 감정이 들었었고 막상 끝나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이 상담을 통해서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었고 온전히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만약 나처럼 마음이 편하지 않은 느낌이 들더라면 심리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상담받는 내내 시간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내면에 성장을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다.


심리상담이 끝나고 나서 올해의 큰 하이라이트인 회사 이직과 스튜디오 관리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봤다. 원래 처음에는 이 두 가지를 나눠서 따로 계획을 세워보려고 했었으나 포트폴리오를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중점으로 계획을 세워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내 근무지 특정상 계약직에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나니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었다. 그리고 재계약이 될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에 나는 어차피 회사가 재계약한다 해도 내가 다시 계약을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고 애초에 전공을 살리고 싶었던 나였기에 고민하지 않고 바로 이직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었고 다행히 아직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서 안심이 되었고 이 기간을 잘 활용해 보자고 다짐했다.


연말이 지나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면 새해 기념 목표를 세우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나이를 먹었다는 슬픔(?) 다가올 순간들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이 존재한다.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앞길이 가면 갈수록 어두워지고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는 이 사회에서 가만히 앉아서 겁내는 것보다는 다가오는 새로운 순간들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내 힘이 다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다가오는 추억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순간들을 반기면서 올해도 힘차게 달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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