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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앤 Oct 12. 2024

70대도 화가가 되는 세상에

마음만은 청춘이라고 할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지쳐, 모든 일을 접고 몇년  쉰적이 있다. 한동안은 집에만 있었고, 그 후는 문화센터에 가서 그림 수업을 받았다. 일주일에 1회 단 두시간의 수업이었는데, 그 2시간 동안은 아무런 걱정도 없이 그림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시간이 좋았다.


평일 낮시간 구청에서 하는 그 수업은  대부분의 학생이  성인 자녀를 둔 가정주부 혹은 은퇴한 여성들이었다.

그들 중 내가 가장 젊었기 때문일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게 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특히 나이 지긋한 60대 후반의 여성 한 명은 내게 묘한 말을 가끔하긴 했다.

강사 선생님이 내 그림을 칭찬하면 왜 젊은 사람만 칭찬하냐고 말하고, 심지어는


"나도 마음만은 청춘이야.“


라고 말했다.

그때는 별로 관심없었고 수업에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이라 신경안쓰고 넘어갔는데, 내가 나이가 들어보니 그 여자어른이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 게 되었다.


그는 나의 젊음과 재능을 질투했던 것 이디.


나도 마음은 청춘이야, 라니.


몸이 나이드는 건 자연의 이치니까 자연스러운 거지만, 마음말고 삶도 청춘처럼 살 수 있지 않나?

막상 60대 70대에도 작가로 데뷔하는 사람도 많은데,

겨우 60대가 나이때문에 못한다고 젊은이를 탓하다니.


“마음만은 청춘이야” 라는 말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몸은 청춘이 아니더라도, 의식과 행동은 얼마든지 청춘으로 살 수 있으니까.


그러고보면 그림만큼 공평한 게 없다.

나이 50대에 체조선수가 되는 것은 누가 봐도 힘든 일이지만, 나이 50에 화가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지고 그것을 그림에 녹아내는 것도 쉽다. 오히려 젊은이들보다 어른의 눈이 더 그림에 적합하다.


그러니까, 마음만큼 행동도 청춘이 되자.(*)


오래전 내가 그렸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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