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일상인 사람
누군가의 마지막을 매일 마주하는 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을 나는 늘 존경한다.
코로나 시기에 역학조사원으로 일하면서 간접적으로 여러 의료진과 소통해야 했고, 가까운 지인 중에도 간호사분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깊어진 직업이기도 하다.
코로나 때 내가 담당하던 환자분들이 나중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한동안 놀라고 슬펐는데, 수없이 많은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고 수술하며 어느 날은 떠나보내야 하는 의사분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 질문이 늘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인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쓴 에세이는 눈에 보이면 생각 없이 손이 가고,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우선, 이 책을 인생 에세이로 꼽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너무 많았다.
정말 마음 여러 곳을 동시에 건드리는 말들이 연달아 나와서, 읽는 동안 내 생각과 감정이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리고 그 안에 ‘삶’이 그대로 담겨 있는 느낌이 들어서 더 끌렸던 것 같다.
“더 이상 외상센터에서 자살 환자를 마주하는 건 놀랍지 않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무엇이 그를 세상과 이별하게 만들었을까.”
죽음이 일상인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
나는 아버지의 사망선고를 듣는 순간 기절했다.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런 순간을 매일 마주한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의 존엄성을 이해하고, 아픈 자의 고통에 공감하려 노력하며, 사명감으로 마지막까지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는 것. 이러한 정신으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의사가 이 땅엔 아직 많이 존재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좋다.”
이런 문장을 쓰는 사람이 집필한 책을, 누가 공감 없이 읽을 수 있을까.
“정작 환자를 살리기 위해 땀 흘려 가며 가슴 졸인 수십 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는 괜찮았다. 제일 중요한 건 생명이니까. 그런데 왜 다 큰 어른들이 칼 가지고 싸울까. 말로 하면 될 것을.”
요즘 들어 유난히 자주 들려오는 비보.
누군가의 칼에 찔려, 누군가의 가족이 사망했다는 뉴스.
그날도 분명 ‘별일 없는 평범한 하루’를 살고 있었을 가족, 친구, 연인이 “응급실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미어진다.
그 울음과 절망을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의사분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속에서 작가님이 건네는 말 하나하나를 소개하고 싶지만, 그 울림은 각자 직접 읽으며 느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느낀 이 감정들을, 여러분도 그대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