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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by May 05. 2024

홍콩 공항에서 즐기는 홍콩에서의 마지막 식사

이번 홍콩/마카오 여행은 모두 홍콩국제공항을 이용했다. 조금 연배가 있는 분들이라면, 예전 홍콩 시내에 있던 카이탁 국제공항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홍콩의 국제공항은 지금의 홍콩 외곽, 첵랍콕이 아닌 도심 부근에 위치한 카이탁 공항이었다. 짧은 활주로와, 그 유명한 구룡채성 위를 스치듯 비행해야만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악명 높은 공항이었다고 한다.



이 카이탁 공항이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되어 만들어진 곳이 현재의 홍콩국제공항인 첵랍콕 공항이다. 예전 김포를 국제공항으로 쓰다가 인천으로 국제공항이 옮겨간 것과 비슷하다. 다만 우리는 김포를 아직도 공항으로 쓰고 있고, 홍콩은 이 카이탁 공항을 공원 부지 등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홍콩 in, 마카오 out으로 계획을 잡았으면 좀 더 수월했겠으나, 항공권 가격을 고려하여 모두 홍콩 in / out으로 계획을 잡았다. 사실 첵랍콕 공항의 위치가 홍콩과 마카오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고, 마카오에서 한 시간 반 정도면 버스를 통해 홍콩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들어 이동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으나 이동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마카오 국경지역의 버스 터미널에서 홍콩국제공항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특정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에만 탑승이 가능했다. 우리나라 항공사도 여럿 있었으나, 우리가 이용한 제주항공은 대상이 아니었다. 다행히 일반 버스도 있어 공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마카오 국경에서 홍콩 국경의 버스 터미널까지 이동한 다음, 거기서 다시 홍콩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일정 관계상 홍콩에서의 처음과 마지막 식사를 모두 공항에서 하고, 마카오에서 홍콩 공항으로 이동하는 중간 홍콩 국경의 버스 터미널에서도 식사를 했다. 생각해 보면, 크게 맛이 있다 없다 보다는 어쩌면 홍콩에서 가장 일반적인 식사가 아니었나 싶어 기록을 남겨 보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 글에서 다루었던 식당들은 대부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거나 관광객에게 이름이 알려질 만큼 이름 있는 식당들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일상적인 식사와는 거리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공항이나 터미널 식당에서 먹은 음식들은 이보다는 더욱 현재 홍콩 사람들의 일상 식사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먼저, 홍콩에서 먹은 첫 끼는 홍콩국제공항의 '취와 Tsui Wah' 였다. 기내식이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 제주항공을 이용했기 때문에 내리자마자 배가 무척 고팠다. 사실 공항 내에 있다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더들스 Duddells' 의 분점을 이용하고 싶었는데 찾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출국심사장을 지나가면 있었다.)  가장 높은 층에는 맥도날드와 취와가 있었는데, 이왕 홍콩에 왔으니 서울에도 있는 맥도날드보다는 홍콩 음식을 먹어보자 생각하고 취와에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니 종류를 가리지 않고 별별 요리가 다 있다. 세트 런치 메뉴만 해도 가장 위에는 소고기와 새우튀김, 치킨 스테이크같이 양식에 가까울 것 같은 요리부터 치킨과 밥이 나오는 중식과 같아 보이는 메뉴도 있다. 생각해 보면 국경을 넘나드는 차찬탱과 유사한 구성인데, 실제로 취와는 여러 곳에 분점을 가진 차찬탱 레스토랑이다. 메뉴는 2만 원 안쪽이고, 점심 메뉴는 수프와 차 또는 커피를 같이 제공한다. 주문은 자리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서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QR코드 사용이 익숙한 중국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나는 대목이었다. 


(여담 삼아 같이 적자면, 악명 높은 홍콩의 좁은 테이블, 합석, 빨리빨리 먹고 나가야 하는 분위기는 없다. 이런 분위기가 생긴 이유가 홍콩 본섬의 악명 높은 임대료 때문이라고 하는데, 본섬이 아닌 새로 생긴 공항에 입점해 있는 식당이니만큼 그런 문화는 없다.)


수프는 굴라쉬와 유사한 느낌의 양배추 수프와 버섯 수프. 둘 다 입맛에 잘 맞는 편이었다. 특히 양배추가 들어간 붉은 수프는 얼핏 맑은 야채국 같은 느낌도 있었다.


첫 번째 메뉴는 닭고기와 밥. 다른 반찬 없이 이렇게 나온다. 여행을 마친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작은 식당에서 식사할 때는 대부분 이렇게 한 그릇 음식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이 밥 위에다가 닭을 올려 주면 그대로 닭고기 덮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닭은 보기와 달리 차갑게 내어 온다. 생강과 간장에 조린 것 같은데, 본토 중국음식 하면 생각나는 특유의 향신료 맛이 느껴진다. 이 맛을 비슷하게 묘사하려면 오향장육이나 오향족발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맛보지 못한 특유의 미묘한 맛이 있다. 생강 맛도 제법 강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생강을 강하게 쓰는 경우를 잘 못 본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이 특유의 맛이 내 입맛에는 상당히 잘 맞았다는 점이다. 맛있었다. 우리 조상이 수백 년 전에 중국에서 온 사람이라더니 정말 중국 사람의 피가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무래도 최소 세 가지 이상의 찬을 곁들여 밥을 먹는 우리 문화를 생각하면, 한 가지 반찬만 가지고 밥을 한 그릇 비우는 것은 약간 어색한 면이 있다. 예로 들었던 덮밥을 생각해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덮밥은 보통 단무지나 김치를 같이 주는 경우도 많거니와, 연어덮밥이라면 연어 말고도 와사비, 간장 소스, 양파 등을 같이 올려 주어 단조로움을 피하는데, 아무래도 닭고기 하나와 밥을 먹자니 약간 단조롭다는 느낌이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닭을 잘라 주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 나중에 거위덮밥에서도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특징인데, 뼈 째 썰어서 낸다. 때문에 우리나라 스타일의 닭 정육에 익숙한 나로서는 뼈를 발라 먹기가 다소 어색했다. 매번 먹던 스타일이라면 여기가 뼈고, 여기가 살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처음 보는 방식이다 보니 어디가 뼈인지 찾아가며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다음 메뉴는 명백히 양식으로 보이는 치킨 스테이크. 정확히 보는 그대로의 맛이다. 닭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적당히 촉촉하고 좋았다. 생각해 보면 같은 식당에서 치킨 요리를 이렇게 정말 다른 스타일로 내 온다는 것도 차찬탱 식당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예기치 않게 취와를 한번 더 방문하게 된 것은 홍콩 국경의 버스터미널에서였다. 마카오에서 넘어오는 길에 따로 점심식사를 하지 못해 배가 몹시 고프던 차였다. 내리자마자 터미널 내의 식당을 찾아보니 또 취와가 보인다. 다만 그때는 공항에서 갔던 그 취와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일단 들어가서 주문을 했는데, 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같은 식당이었다. 밀크티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덮밥, 그리고 국수를 하나 주문했다.



계란이 멋들어지게 올라간 것에 비해 맛은 정말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라 특별한 감상은 없었다. 더구나 이 식사를 한 바로 전날 마카오에서 먹었던 최고의 음식 중 하나인 제이드 드래곤의 돼지고기 차슈를 먹었던 터라 더욱 특별한 감상이 없었다. 묘사하자면, 우리나라 평범한 식당에 들어가서 먹는 차슈 맛과 거의 비슷하다.


국수 또한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 다만 워낙 지쳐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해서 입에는 잘 들어갔다.





미식의 고장 홍콩에서 대망의 마지막 식사를 기록하기에 앞서, 마땅히 끼워 넣을 곳이 없었던 마카오의 육포도 하나 넣어 본다. 마카오의 에그타르트와 함께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육포. 마카오의 육포는 두툼하고 달달한데, 질기지 않고 맛이 좋다. 사실 맛이 제법 강한 편이지만, 보통 맥주 안주 등으로 생각하고 구매하니 이 정도 맛의 강도가 적당하다 할 수 있겠다.


우리는 흑돼지 육포를 샀는데, 양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한 장 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네 명 정도 해서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집어 먹다 보면 맛있기는 한데, 맛이 강한 편이라 그냥 계속 먹기에는 약간 부담스럽다. 맥주와 같이 먹으면 딱 맞지 않을까 싶은 맛이다.


아쉽게도, 이 육포는 한국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만약 마카오에 방문한다면, 첫날 구매해서 저녁마다 조금씩 먹거나 여럿이 함께 나누어 먹으면 딱 좋을 것 같다.





대망의 마지막 식사는 홍콩국제공항 내의 Tai Hing, 우리 식으로 읽으면 태흥이다. 역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했던 '만와'와 같은 곳에서 하는 브랜드인데, 좀 더 중식에 가까운 메뉴를 내는 식당이라고 한다. 이곳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울프강 퍽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첫 식사였던 취와와 다르게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방문하였다.


왜냐하면, 홍콩의 유명한 요리 중 하나인 구운 거위를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유명한 '감패 거위구이' 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일정상 영 맞지 않아 결국 먹지 못했다. 그 이외에도 거위를 먹어볼 일이 없어 결국 마지막 날이 되었는데, 공항 식당에서라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검색하여 찾아간 곳이다. 사실 처음에 언급했던 더들스에서도 거위덮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찾지 못해 결국 찾을 수 있는 타이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곳에서는 거위구이 덮밥과, 역시 한번 먹어보고 싶었으나 먹을 기회가 없어 아쉬웠던 광동식 탕수육을 주문했다. 그리고 여행 내내 맛있게 먹었던 야채볶음을 같이 주문했다. 야채볶음은 여러 번 먹었는데, 쓰는 재료는 조금씩 다르지만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마카오의 고급 식당부터 이런 홍콩 공항의 식당, 작은 국수집까지 모두 구비되어 있는 메뉴였다. 어디서 먹어도 과하지 않게 아삭한 줄기와 부드러운 잎이 입맛에 잘 맞아 항상 성공했던 메뉴다.


거위구이 덮밥은 역시 첫 날의 닭고기와 마찬가지로 뼈째 썰어서 나왔는데, 며칠 전임에도 비슷하게 썰어 나온 닭고기를 몇 번 먹어봤다고 제법 익숙하게 발라 내어 먹었다. 다리 부분을 드럼스틱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보았는데, 왠지 어색하면서도 그럴듯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구운 고기를 혼자 먹기 어려운데, 홍콩에서는 이렇게 덮밥 형태로 각종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소위 '혼밥' 문화가 우리보다 훨씬 일상화되어 있고, 또 바베큐가 훨씬 친근한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거위고기의 맛은 닭고기와 돼지고기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다른 가금류 고기들과 비교해 보자면, 비둘기는 생각보다 특유의 향이 있고, 메추리는 연하고 작다는 인상이었는데 거위는 미묘하게 육질이나 느낌이 돼지 같은 포유류의 느낌도 난다는 인상을 주었다. 생각보다 특유의 향은 없다. 거위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먹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난하게 먹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미묘하게 돼지고기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홍콩의 바베큐 요리들은 겉 껍질이 바삭하면서도 고기가 퍽퍽하지 않아 맛이 좋았다.



광동식 탕수육은 개인적으로 기대와 정말 달랐던 음식으로 꼽아보고 싶다. 처음에 나온 모양새는 정말 영락없는 우리 탕수육과 같다. 만약 이 사진을 아무런 설명 없이 보여준다면, 우리나라 푸드코트에서 1인분 탕수육을 주문했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들어간 재료나 색깔 모두 정확히 기대한 그 느낌인데,



먹어보면 전혀 기대한 맛이 아니다. 소스는 우리나라의 탕수육 대비 좀 덜 새콤하고 더 달콤한 느낌이다. 광동식 탕수육 하면 생각나는 케찹 들어간 느낌은 아니다. 튀김의 식감이 아주 바삭한 편은 아닌데, 공항 식당의 한계일지 아니면 원래 아주 바삭하게 튀겨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요리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고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쓰는 안심이 아니라 비계가 있는 부드러운 부위를 사용했는데, 고기가 부드럽게 입 안에서 사라지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다른 부위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혀 다른 음식같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새삼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번 홍콩 / 마카오 여행에서는 평소 좋아하던 중식을 본토 스타일로 먹어볼 수 있겠다 싶어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다. 대만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이번 여행보다 일정이 훨씬 짧아 많은 음식을 먹어볼 수 없었다.


유럽 여행과 달리, 홍콩과 마카오의 음식은 일견 친숙하면서도 먹어보면 또 다른 풍미를 가진 음식들이 많아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보자면, 분명 돼지고기를 장작불로 굽는 방법은 서울 근교에 즐비한 장작구이 식당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꿀이나 다른 소스를 발라 굽는 방법은 분명 색다른 인상을 주었다.


볶음밥도 있다. 사실상 한식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동화된 중식 중 하나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대만에서도 조금 먹어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두 번 볶음밥을 먹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마 쌀의 특색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지만, 정말 볶음밥이라는 음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홍콩의 시그니처. 심포니 오브 라이트

지난 글에서도 적었지만,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인생의 경험을 보다 확장하여,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여행지에서의 식사는 더 특별할 수 있다. 대부분 하루에 세번,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지나가곤 하는 식사지만, 여행지에서는 단순한 음식 하나도 처음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설령 시간에 쫒겨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게 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햄버거와 같은 맛인지, 같은 재료를 쓰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먹는다면 그것 하나도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왕이면, 나라의 음식을 먹어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조만간, 홍콩 음식점을 한 곳 정도 찾아가 보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먹는 홍콩 음식은 현지의 음식과 어떻게 다른지, 다르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일지를 생각해 보며 먹어보는 것은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아프리칸 치킨을 단순한 양념치킨이 아니라, 포르투갈 사람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먹었던 음식이자 동시에 포르투갈의 식민 역사를 한 접시에 담고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간 알고 있던 역사적인 지식 - 포르투갈이 대항해 시대에 넓은 영역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 이 보다 풍부해지는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여러 사실들이 새롭게 융합되고, 또 새로운 사실이 붙어나가는 것에서 인간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라 믿는다. 


마카오의 만다린 하우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 중 하나.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행위 중 하나가 바로 먹는 것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생존을 위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사실,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라고 하는 농담처럼 먹는다는 행위는 인간의 본질적 요소 중 하나이다.


이왕 먹는 것이라면, 단순히 신체의 영양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만족감까지 얻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식당에서 끓인 된장찌개와 외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가 설령 영양학적으로는 비슷할지라도 정서적인 만족감은 전혀 다른 것처럼. 그리고 정서적인 만족감을 넘어 지적인 즐거움까지 줄 수 있다면 매 끼 식사는 보다 새로워질 것이며, 식사가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인생 또한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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