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날 이후로 계속 매일같이 꿈을 꾸었어.
어느 날은
하얗게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열여섯의 너와 여든의 내가 만나는 꿈이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어.
나는 늘 죽은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았거든.
'엄마 죽어서 하늘나라로 가면 어떤 모습으로 있어?''
'죽었을 때 모습으로 있지.'
나는 그 순간 좀 서운하더라.
어릴 때 나는 스스로가 꽤 예쁘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순간적으로 만일 그렇다면,
지금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왜 죽었던 모습으로 있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으면 좋을 텐데.'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어.
나는 다시 한번, 내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물었어.
'예를 들어,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나보다 일찍 죽어.
그리고 내가 할머니가 돼서 죽으면
그 사람은 나보다 어린 모습으로 있는 거잖아.
그럼 내가 누군지 못 알아보는 거 아니야?
그 사람은 젊고 나는 할머니면 그거 조금 이상한 거 아니야?'
엄마는 ‘느낄 수 있어’라고 말했다.
느낄 수 있어.
그리고 은경아, 나는 그런 느낌을 꿈에서 받았다.
나는 여든 살이고, 너는 열여섯,
우린 마주 보았고,
우린 알아봤고,
느낄 수 있었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너에게만 이루어졌다.
나는 네게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라고 말했고
너는 웃었다.
그날 이후 나는 가끔 잠에 들 때면
내일 눈을 떴을 때
죽음을 앞둔 여든 정도의 노인이 되었으면.
그렇게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