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걸친 서부 로드트립의 마지막은 갑작스럽게 모래사장에서 노는 걸로 결정됐습니다. 서쪽으로 출발할 때는 시카고에 폭풍이 불어서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는데 돌아가는 길은 날씨가 너무 좋았거든요. 시카고에서 잠시 멈춰 미시간호를 구경했습니다.
미시간호는 긴 쪽 길이가 500km가 넘는 거대한 호수입니다. 전체 면적은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라고 하네요. 워낙 크다 보니 바다처럼 파도가 칩니다. 수평선도 보이고요. 모래사장까지 있으니 영락없는 바다입니다.
호텔 수영장에서 쓰려고 가져온 수영복을 얼른 입혀서 내놓으니 땅도 파고 열심히 노네요. 해수용장이나 마찬가지라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할 수 있는 공용 시설도 마련돼 있습니다.
옐로우스톤호수에서 탔던 보트를 꺼내보려고 했는데 너무 더워서 포기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내리쬐는 볕 때문에 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노까지 젓는 건 무리였습니다.
바다에 놀러 온 것처럼 실컷 놀고 피자를 먹으러 갔습니다. 시카고에 왔으니 시카고 피자를 먹어줘야 할 것 같은데 시카고 피자를 별로 안 좋아해서 말이죠.
애들 기운이 다 빠질 때까지 놀고 차에서 잠든 사이에 열심히 달렸습니다. 여행을 갈 때 지났던 길을 관통해서 디트로이트까지 올라갔네요.
디트로이트 하면 자동차의 도시죠. 지금은 공장이 다 빠져나가서 쇠락한 도시가 됐습니다만 그래도 자동차의 본고장이라 헨리 포드 박물관이 있습니다. 애들이 좋아해 줬으면 하네요.
누적 7700km를 달성하고 호텔에 체크인했습니다. 길고도 짧았던 여행, 내일이 마지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