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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서 가장 맛있었던 한국 찌개스타일의 예멘 음식

그래서 어디 음식이라는 건지...

외국 나가면 보통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고생을 합니다. 물론 지금은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워낙 많으니 먹을 거 없으면 맥도날드 버거킹을 먹으면 되긴 하죠.


사우디에서도 입맛 없으면 쇼핑몰 가서 쉑쉑 버거를 사 먹었습니다. 참고로 사우디 쉑쉑은 미국 것보다 맛있습니다. 훨씬 한국인 입에 맞아요.

어디서 주워듣기로 서양인은 동양인에 비해 아래턱이 크고 강한 데다 타액(침)도 많이 나와서 음식이 상대적으로 더 퍽퍽하거나 딱딱하고 짜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영향이 있는지 미국 쉑쉑은 한국이나 사우디 쉑쉑보다 훨씬 짜요. 좌우간 처음 미국 갔을 때는 먹다가 남겨서 버릴 정도였으니까요.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위엄 'PAUL'

할튼 사우디에서도 프랜차이즈를 먹으면 최소한의 맛은 보장이 됩니다만 그보다 정말 맛있는 현지 음식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건데요.


생김새는 보시다시피 한국식 찌개같이 생겼습니다. 맛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소스가 토마토 기반이라는 점만 빼면 짜글이랑 비슷합니다.

찌개스타일 뚝배기 요리

여기는 예멘 음식점인데요. 리야드에 있는 대부분 쇼핑몰에는 입점해 있습니다. 소고기, 닭고기, 새우 등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짜글이예요.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인 짜글이 한 뚝배기랑 옆에 있는 난(?) 같이 생긴 거랑 같이 먹습니다. 이름은 모르겠는데 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구운 거고 중동이 인도 바로 옆이니까 난 비슷한 거겠죠.

똑같아 보이지만 위와는 다른 사진입니다. 여러 번 먹어서 그래요.

저렇게 해서 35 리얄이니까 한국 돈으로 하면 1만 원 정도 되는 가격이에요. 일식 같이 신선도가 필요한 음식은 엄청 비싼데 이런 건 정말 저렴합니다.


맛도 대단합니다. 난을 손으로 죽죽 찢은 다음 짜글이를 한 숟갈 떠다 얹어서 먹거든요. 손으로 먹다 보면 국물이 줄줄 흐르고 난리도 아닙니다만 감내할 만큼 맛있습니다.

똑같아 보이지만 진짜로 또 다른 날 먹은 사진이에요...

저 난이 대단한 게 쫄깃한 부분은 쫄깃한 맛이 있고 바삭한 부분은 바삭한 맛이 있어서 어디를 어떻게 먹어도 맛있어요. 양도 충분히 많아서 짜글이 다 먹으면 난이 조금 남습니다. 심심하게 그냥 뜯어먹어도 맛있어요.


이 짜글이가 특히 대단한 건 구성을 보시면 알겠지만 야채가 별로 안 들어갔다는 건데요, 주키니 호박 같은 게 조금 있고 토마토가 있고 끝입니다.


물론 뒤져보면 뭐가 더 있겠지만 얼마나 바글바글 끓였는지 고기 말고는 흔적도 잘 없어요. 저는 야채를 잘 안 먹는데 아주 게 눈 감추듯이 한 뚝배기 뚝딱입니다.

한국 전통 카레(?)와 가장 비슷한 맛이었던 치킨까스 카레

사우디나 예멘뿐만 아니라 중동 요리 자체에 야채가 잘 안 들어갑니다. 아마 재배와 보관의 어려움 때문에 그런 식으로 발전한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이야 기술이 발달해서 사정이 달라졌겠습니다만 그렇게 먹고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 그런지 아직도 야채가 별로 안 들어갑니다.


할튼 양념고기짜글이를 밀가루 난에 싸 먹는다니 단당류+단백질+탄수화물인데 맛이 없을 수 없죠. 이런 거 먹고 달디 단 대추야자를 스낵으로 달고 사니 당뇨 안 걸리는 게 이상한데 할튼 그렇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찌개스타일 뚝배기 오랜 만에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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