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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짜리 버팔로가 차 옆을 스윽 쓸고 지나갑니다

버팔로 = 바이슨 = 아메리카들

옐로우스톤 레이크는 면적이 서울시와 맞먹는 넓은 호수예요. 여기서 꼭 보트를 타보고 싶어서 여행 전부터 아마존으로 고무보트와 휴대용 펌프를 주문해 놨다가 가져왔습니다.


옐로우스톤 레이크에서 자기가 가져온 보트를 타려면 별도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자연보호 구역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모래나 물속의 미생물이 보트를 통해 옮겨올까 봐 그런대요.

드라이 앤 클린을 엄청 강조합니다 (출처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절차는 어렵지 않습니다. 운영 시간에 맞춰서 국립공원 관리실에 가서 비용을 내고 레인저에게 보트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보트가 깨끗이 청소됐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스티커를 발부해 줘요.


다른 데서 쓰다가 축축한 채로 오거나 흙이나 모래가 많이 묻은 상태면 허가가 안 나옵니다.

스티커를 붙이면 준비 완료 (출처 :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저희는 새로 산 보트라서 쉽게 허가를 받고 스티커를 받았습니다. 보트에 떨어지지 않게 걸어놓으면 일주일 동안 이용할 수 있어요. 


타보고 안 건데요, 호수가 너무 크고 바람도 불어서 엔진이 없는 보트는 반나절만 노를 저어도 만신창이가 되기 때문에 일주일씩이나 필요하지도 않더라고요. 

엄청 더워 보이네요

한나절 열심히 노동을 하고 드라이브를 나왔습니다. 바이슨(버팔로)이나 엘크 같이 큼직큼직한 야생 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차 타고 천천히 도는데 아뿔싸! 너무 가까이서 보고 말았네요.


바이슨 한 마리가 풀을 뜯길래 조용히 차를 세워놓고 썸띵 기대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정말 고맙게도 차 문짝을 닦으며(?) 지나가 주었습니다.



이어서 드라이브하다가 너무 넓고 푸르고 아름다운 들판이 보여서 잠시 내려서 한가하게 구경했습니다. 이게 저녁 9시쯤에 찍은 사진이에요. 여름이라 해가 긴 걸 감안해도 정말 길더라고요.


잘 보존된 자연은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저렇게 땅 끝이 보일 정도로 넓은 들판을 보고 있으면 생소한 풍경이라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넋 놓고 들판 구경 하다가 또 바이슨이 와서 얼른 차로 피신했습니다. 며칠 동안 오며 가며 봤기 때문에 크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알고 봐도 정말 큽니다.

풀 뜯는 소리가 우직우직 하고 들립니다

아름다운 옐로우스톤에서 이틀째 밤을 맞았습니다. 내일 근처에서 못 가본 곳 가보고 나면 뉴욕으로 돌아가야 해요. 물론 가는 길에도 심심하지 않게 이곳저곳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볼 계획이지만 벌써 여행의 절반이 지나갔다는데 아쉬움이 없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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