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환상적인 2박 3일이 지났습니다. 정말 빛의 속도로 지나갔네요.
첫날 도착하자마자 짐 풀고 방갈로 밖에 나가서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그 진부하지만 정확한 표현으로 '쏟아지는 듯한 별'을 본 걸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주에 별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맨 눈으로 그렇게 많은 별이 보일 줄은 몰랐거든요. 어떻게 찍어도 육안으로 본 감동이 느껴지지 않아 사진을 못 남긴 게 너무 아쉬워요.
어쨌든 여행 7일 차 아침입니다. 옐로우스톤 곳곳에 널려있는 가이저를 구경하면서 아래로 내려갈 겁니다.
인피니티풀 스타일의 가이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바로 아래에는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이 있어요. 옐로우스톤만큼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험준한 바위산과 만년설이 기가 막힌 풍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국립공원 연간 멤버십을 샀으니 여기도 공짜!
가는 길에 '잭슨 홀'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미국 연준에서 금리 결정하는 회의를 여는 곳이죠. 왜 이런 곳에서 회의를 여나 했는데 회의는 얼른 해치우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놀다 가려는 속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7월인데 만년설이 있네요 아름답다, 예쁘다, 말고는 적절한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아 비루한 어휘력이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네요. 눈길이 향하는 곳 하나하나가 멋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관광지와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너저분한 간판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규제가 적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어떤 인공조형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름 없는 동네 산치고는 참 예쁘네요
산 꼭대기에 올랐는데 하늘에 그만큼 더 가까워져서 그런 걸까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아름답네요.
산 아래에는 승마 체험이 가능한 시설이 있습니다. 큰 애가 타도 괜찮을만한 작은 말을 빌렸어요. 근데 주인장이 말을 데려와서 아이를 안전하게 올려주더니 잘 다녀오랍니다.
정해진 코스도 없고 경계 구역도 없어요. 길잡이도 없고 그냥 아무것도 없습니다. 데리고 가서 타고 놀다 오래요. 여기가 길인지도 모르겠는 곳으로 아무 데나 막 다니다가 왔네요.
따그닥따그닥 하늘은 맑고 산은 푸르고 바람은 솔솔 말은 따그닥따그닥 평화롭네요.
7일 차 숙소 스네이크 리버 랏지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스네이크 리버 랏지에 들어갔습니다. 입구부터 엘크 뿔로 전등을 만들어놓았는데 뿔을 어떻게 구했는지 별로 알고 싶지 않았지만 참 특색 있었네요.
2주일 여정으로 잡은 미국 서부 로드 트립이 벌써 반이 지났습니다. 올 때 이곳저곳에 들러서 5일 걸렸으니 돌아갈 때는 4일 걸린다 치고 조금만 더 뭉개고 있다 돌아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