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아니에요 제발 광고였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중서부 여행기를 쓰면서 언젠가 심심하게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쓸 것도 없는 날이 오면 꼭 쓰려고 쟁여둔 소재가 있습니다. '어째서 햄튼인가'
여행기를 처음부터 보신 분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국립공원 내부라서 다른 호텔이 없는 옐로우스톤 리버 랏지, 스네이크 리버 랏지를 제외하면 저희 가족은 계속 햄튼인 호텔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햄튼인 라마, 햄튼인 메디슨, 햄튼인 미첼, 햄튼인 질레트, 햄튼인 락스프링스, ← 여기까지 묵은 곳이고, 여기부터 묵을 곳입니다 → 햄튼인 락스프링스, 햄튼인 덴버, 햄튼인 데븐포트까지.
그렇다면 궁금할만합니다. '어째서 햄튼인가'
궁금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소금 사막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다음 숙소까지 450km를 이동하는 동안 도로 옆으로 펼쳐진 풍경 말고는 말씀드릴 게 없거든요.
물론 도로 옆 풍경이 별거 아닌 건 아니었지만요.
로드트립을 떠나기 얼마 전에 필라델피아에 놀러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크림치즈 제품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피자가 유명한데요, 나중에 자세히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만,
할튼 그때 묵었던 햄튼인 필리델피아 호텔에서 조식 코너 커피를 마셨거든요. 아무 생각 없이 마신 거고 대단할 것도 없는 원두 기계 커피였는데 그게 그만 세상 넘버원 커피로 등극한 거 있죠.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 마신 블루보틀도 그에 비하면 맛이 바랠 정도로 대단했어요. 그래서 혹시 그때 그 맛을 또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햄튼인을 고집합니다.
그런데 체인점이라 같거나 비슷한 커피를 납품받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결국 그때 그 맛은 다시 못 만났습니다. 혹시 필라델피아를 여행 중인 분이 계시다면 햄튼인 커피를 꼭 마셔보세요.
어쨌든 열심히 달려서 10일 차 저녁에는 햄튼인 락스프링스에 묵었습니다. 지도로 그려놓고 보니까 노는 날을 좀 줄였으면 서부 해안까지 찍고 왔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드네요.
*현재 주 2회(수/금) 연재를 주 1회(금) 연재로 바꿉니다. 추억을 곱씹으며 가볍게 던지고 싶은 글인데 어느새 부담으로 다가오네요. 가늘고 길게 꾸준히 가보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