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나와 유타주에 있는 소금 사막으로 향했습니다. 40분 정도 달렸더니 나오는군요. 이름은 '보네빌 소금 평원 (Bonneville Salt Flats)'라고 합니다. 사막까지는 아닌가 보네요.
소금 평원은 바닥에 깔린 흙이 다 소금이에요. 혹시나 해서 찍어 먹어봤는데 짭짤한 진짜 소금입니다. 바다 염전에서 소금을 만드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환경이죠.
보네빌 소금 평원 유명한 곳이긴 한데 관리를 하는 구역이 아니다 보니 별도로 관광 안내소 같은 건 없습니다. 조그마한 안내 간판뿐인데 곧게 쭉 뻗은 국도 옆에 갑자기 나와서 차로 달리다 보면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저는 이걸 지나쳤고 대가는 컸습니다.
저는 이걸 못 봤는데 검색해 보니 있다네요 차에 내비게이션이 따로 없어서 구글 지도를 보고 다녔거든요. 지도에 적힌 포인트 핀이 안내소인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가고 있는데 알고 보니 소금 평원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몇 킬로미터 전에 진작 지나쳐버린 거죠.
저 핀이 있는 곳까지 가면 이미 지난 겁니다... 이 근방은 중앙선 대신 중앙 분리 구역이 있고 반대 차선은 들판을 가로질러 저 멀리 떨어져 있어요. 신호등도 없어서 차가 워낙 쌩쌩 달리니 유턴도 못 하겠더라고요. 할 수 없이 평원이 끝나는 곳까지 달려갔다가 되돌아오기로 했는데요.
편도 70km 구간. 유턴 불가 알고 보니 이 80번 국도는 70km 정도 직진만 가능한 길이었어요. 일단 이 구간에 진입하면 돌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는 너무 아쉽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굴렸습니다.
편도 70km 직진의 위엄 일단 평원 출구까지 간 다음에 차를 돌려서 오는 길에 중앙선 건너편의 저쪽 평원을 구경하자는 거였지요. 그런데 막상 오는 길에 보니 건너편은 영 볼 게 없더라고요. 우리가 지나쳐 온 쪽이 훨씬 굉장했어요.
도요타 2011년식 시에나 화보 그래서 결국 평원 끝까지 가서 차를 한 번 돌리고, 다시 평원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가서 한 번 더 차를 돌리고, 아까 갔던 길을 따라 140km를 돌아서 지나쳤던 진입로를 찾았습니다.
원근감 왜곡 트릭샷 돌아서 와 보니 정말 잘 선택했다 싶었습니다. 소금 사막은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였어요. 땅에 반사되는 햇볕이 워낙 강하다 보니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조리개를 한껏 조여도 사진이 밝게 잘 나옵니다.
그래서 원근감이 무시된 트릭샷을 찍을 수 있죠.
옐로우스톤에서 구입한 바이슨 인형과 함께 사실 이 사진은 찍을 때는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평원이 너무 눈이 부셔서 액정을 볼 수가 없거든요. 사진을 찍고 차 안 그늘로 와서 확인하고 별로면 다시 나가서 찍고를 반복했네요.
와이오밍 다이노소어 센터에서 구입한 공룡과 함께 공룡 2개 샀거든요... 여긴 처음 옐로우스톤 로드트립을 계획할 때는 사실 알지도 못했던 곳이었어요. 현지에서 집으로 그냥 가기 아쉬워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알게 된 곳이었지요.
비록 집에 가는 경로에서 600km나 떨어져 있는 데다, 집이랑 묘하게 반대 방향인 데다,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가다가 140km나 돌아서 갔고, 사진 한 장 찍을 때마다 등에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어디 가서 이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유타주 소금 평원 투어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제 정말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