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사도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흔합니다.
영상 편집도 배우고,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고요.
이제 사람들은 병원을 선택할 때도 검색어와 조회수에 의존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것에 소질도, 관심도 없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 한 명 한 명을 차분히 보는 것이 제게 더 적합하다고 느낍니다.
내 이름을 알리려고 애쓰고,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에너지를 쏟는 삶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힙니다.
그러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렇게 모든 걸 다 해내는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에너지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억지로 끌어내며 살아가는 걸까요?
저는 극 내향형입니다.
대중 앞에 나서기보다 나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왜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만을 주목할까요?
저는 이 치열한 홍보 전쟁에서 너무 느리고 조용합니다.
물론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싶지만, 그 대가는 큽니다.
더 크고 화려한 콘텐츠를 요구하는 시대에 ‘뒤처진다’는 말도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느림 속에서도 깊은 가치를 찾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도파민 중심의 이 시대가 지나고,
잔잔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빛을 볼 날이 올까요?
천천히 나누는 대화와 깊이 있는 관계가 다시 중요해지는 날을 꿈꿉니다.
그날이 올지 모르지만, 상상만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그때까지 저는 조용히 제 일을 해내고자 합니다.
저를 찾아와주는 환자들과의 대화가 저의 진정한 가치라고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