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내는 결혼 전부터 줄곧 단독주택에서 살기를 희망했다.
그래서 왜 주택에 살고 싶은지 각자의 이유에 대해 대답을 해보았다.
우선 아내는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땅과 연결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한다.
내 이유를 말하자면,
나는 아파트에서 사는 것과 단독주택에서 사는 것을
패키지여행과 배낭여행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본다.
패키지여행의 일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워야 한다
그래서 음식, 숙소, 장소 등이 아주 무난하고 대중적인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여행이 편하다, 잘못될 확률도 낮고 그만큼 안정적이다.
그 말은 곧 특별한 여행, 나만의 여행이 되긴 어렵다는 의미이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아파트의 삶은 편하다, 쾌적한 주차, 단지 내 공원, 쓰레기장, 헬스장, 경비 아저씨 등등
실제로 살아보니 그리고 아기와 살아보니 더더욱 쾌적함과 편리함을 느꼈다.
하지만 유년 시절부터 20년 넘게 3번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그 동네”에 대한 기억은 있어도
“그 집들”로부터 생겨난 기억은 많지 않았다.
평형과 시설, 동선 등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관점에서 구성되어 있다.
모두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사실 아파트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는 자동차, 집, 옷차림, 음식, 직업, 취미 등등 모든 부분에서
일반화와 유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면 나는 왜 배낭여행 같은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가?
배낭여행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경험의 깊이가 다르다.
이런저런 시행착오와 예상치 못한 일들로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나를 알게 되고 타인과 세상에 대한 넓은 관점들이 생겨난다.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 돌이켜보면 인생의 진짜 거름이 되는 순간들이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직접 집을 설계해서 짓고 싶다.
내가 원하는 동네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온전히 나에게 맞춰진 경험이다.
집은 한두 달 사는 곳이 아니다. 전세만 해도 한번 들어가면 2~4 몇 년은 산다.
아직은 전세지만 언제가 내 집을 가지게 된다면 꼭 전원주택을 짓고 싶다.
사실 주택을 짓는 건 굉장히 어렵다. 땅도 찾아야 되고 건축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능한 일이니까 그게 사는 재미니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