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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스윔 Apr 26. 2024

고수의 수영은 소리부터 다르다

물의 소리에 집중하기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은 출발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부드럽게 물속으로 들어가서 미끄러지듯 벽을 차고 나아간다. 출발뿐만 아니라, 수영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불필요한 물보라나 물튀김 없이 잔잔하고 우아하게 앞으로 쑥쑥 나아간다.


이번에는 소리에 한번 집중해 보자. 수영 고수들의 수영은 어떠한 소리와 느낌이 나는지 보자는 것이다. 물살의 소리는 물을 걸러내는 소리만 난다.


자유형을 예시로 보면, 발차기가 과하게 수면 위로 나오면서 물의 수면을 차는 듯한 소리가 아니라 물속에서 웅웅 물을 누르는 소리이다. 팔 돌리기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물을 걸러서 뒤로 보내는 '피니쉬' 동작에서는 물이 필요 이상으로 수면 밖으로 쳐내지 않는다. 적당히 피니쉬를 끝내야 할 타이밍과 위치를 알고 있으며 오직 물을 뒤로 거르면서 몸이 나아가는 데에만 힘을 쓴다. 물을 수면 위로 뿌리는 것은 힘을 과하게 쓰고 있다는 것이다. 팔을 수면 위에서 돌려서 다시 물로 손을 넣는 '엔트리' 동작에서는 팔을 물 위에 척! 하고 놓지 않는다. 손부터 부드럽게 물에 입수하는 모습이다.


평영을 예시로 들어보자. 초보 스위머는 평영 발차기를 할 때에 물이 아니라 수면을 찬다. 물을 부드럽게 쓰윽 미는 소리가 아닌, "벙, 펑" 소리가 난다. 발을 수면에 내보이면서 공기와 물을 함께 찼기 때문이다. 평영 팔동작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고수들의 평영 손은 호흡을 위해 얼굴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에만 가슴 앞쪽으로 따라 나온다. 손이 잠시 나왔다가 재빠르게 물속으로 찌르고 들어가면서 팔 펴짐과 함께 다리도 쭈욱 피며 몸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준다. 초보 스위머들은 분명 한 번씩 평영 팔동작을 하면서도 "벙, 팡"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반, 물반을 잡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수의 손끝은 항상 물속에서 물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손끝이 절대 수면 위로 나오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물을 거르며 수영할 것이기에, 공기를 잡을 필요는 없다.

*발로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는 소리와 고수들의 발차기 소리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소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영을 하며 나는 소리의 차이는 물을 잡는 느낌을 아는가 모르는가에서 나타난다. 간혹 어린 선수들 중에서도 물을 제대로 눌러서 발차기를 차지 못하는 헛발차기 소리(발이 수면 위로 너무 나와서 공기와 물을 때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직 헛킥을 차는 수준의 선수들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소리부터 다른 고수로 거듭나야 한다. 수영에 갓 입문한 초보 스위머도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물을 잘 걸렀을 때와 잘 거리지 못했을 때의 차이와 느낌을 보다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다. 아주 기초단계에서 발차기를 배울 때부터 이를 신경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을 밀어내는 방법과 느낌이 몸에 베일 것이다. 벽에 앉아서 발차기 연습을 할 때에도,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찰 때에도, 한 팔씩 팔 돌리기를 연습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물속에 머리를 넣고 수영하는 것은 사람들의 소리로부터 차단되어 나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물살의 소리가 잘 들리게 된다.


회원님들께 시범을 보일 때에도 나는 A 동작(하수의 동작)과 B 동작(고수의 동작)을 보여주고 두 버전의 소리의 차이에 집중해 보자고 이야기한다. 대부분 더 좋은 동작을 빠르게 캐치하고 고수의 버전의 수영 동작을 따라 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실제로도 큰 향상이 보인다. 단순히 동작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그 외에도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수영 실력이 더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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