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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터널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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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십리 Dec 26. 2024

터널 - 유괴

07. 유괴 사건

07. 유괴 사건  


        

방학이 끝난 학교의 운동장에는 벌써 코스모스가 흔들거리며 지나간 여름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은비의 담임선생은 급식 준비로 바쁜 시간에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황 은비의 아빠 되는 사람입니다.”

“아예! 안녕하세요. 은비 아버님!”

“찾아뵙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우리 아이는 잘 생활하고 있는지요?”

“예~ 은비는 예쁘게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아버님!” 선생님은 뜻밖의 전화에 긴장하였다.

“아~ 다름이 아니고 은비 엄마가 그간 여행을 나갔다가 오늘 귀국하는 날이라 공항에 마중을 나가려 하는데 은비도 따라가겠고 해서 수업이 끝나는 대로 데려갔으면 해서요.”

“아! 맞아요, 은비 엄마께서 벌써 오시는 날인가요?” 

“예! 오늘 3시에 도착이라 지금쯤 출발해야 하거든요.”

“마침 지금 수업은 막 끝났고, 그럼 급식은 하지 못하겠네요, 지금 챙겨서 내보낼게요.”

“예! 감사합니다. 지금 정문에 제 차가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은비를 급히 찾아 엄마가 여행에서 돌아오신 지 확인했다.

“엄마가 오늘 오시는 것 맞아? 은비는 좋겠네.” 담임선생은 은비 엄마가 떠나기 전에 은비를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던 터라 상황을 쉽게 이해를 했었다.

“지금 아빠 차가 와 있으니 어서 집에 갈 준비 해, 오랜만에 엄마 잘 만나고 내일 보도록 하자구나.”

그녀는 은비가 교실을 나가 정문에 대기하고 있는 승용차에 거리낌 없이 타는 것을 현관에서 지켜보고 돌아와서 하던 일을 계속했다.    

 

조용했던 학교 정문은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은비의 하교 시간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 기사는 모든 학생이 빠져나간 후에도 은비가 보이지 않자 차를 학교 주차장에 세우고 은비를 찾아 나섰다.

김 기사가 교실로 가보니 남아있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급히 교무실로 담임교사를 찾아간 그는 어안이 벙벙했다.

은비는 한 시간 전에 아버지가 전화하셔서 공항에 엄마 마중 간다고 데리고 가셨는데요.”

“예? 우리 사장님이 은비를 데리고 가셨다고요? 지금 사장님은 회사에 계시는데요, 무슨 말씀입니까?” 

“한 시간 전에 오셔서 은비를 데려가지 않았어요?” 순간 담임교사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다. 은비가 차에 타는 모습을 분명히 봤던 교사는 상황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불길함이 엄습했다.

“어떻게 해! 빨리, 은비아빠와 집에 전화 좀 해보세요.” 그녀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방방 뛰며 김 기사에게 재촉했다. 그들은 급히 정문을 향해 뛰어나갔고, 김 기사는 사장에게 전화했다.

“사장님! 혹시 오늘 은비 못 보셨어요?”

“무슨 소리야! 아침에 학교에 간 은비를 왜 나에게 물어?” 

은비가 없어졌어요.”

은비가 학교에 없다고? 아침에 김 기사가 등교시키지 않았어?”

“그런데요, 제가 오기 전에 누가 아버지라고 하면서 은비를 데리고 갔다는데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집에는 전화해 봤어?”

“예, 집에도 아직 안 왔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네! 내가 바로 갈 테니 김 기사는 거기에서 얘를 계속 찾아봐.” 정현이는 설마 했다. ‘아마 학교 주변에서 친구들하고 놀고 있겠지.’

“그는 준호를 불러 허겁지겁 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삽시간에 많은 사람이 몰려와 있었다. 모두 들 학교 주위를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은비 흔적은 전혀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은비 하교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정문 경비원은 당시 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정문의 CCTV에는 검은색 승용차가 학교 정문에 서 있는 모습과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본 은비가 열린 뒷자리로 타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이것을 본 형사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바짝 긴장했다.

“빨리 서둘러야겠다. 가족들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아이의 행동으로 볼 때 안면이 있는 자의 소행으로 추측되며 그렇다면 아이가 살아 돌아올 확률도 아주 낮아진다.”

교사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계속 울면서 자신이 차에까지 가서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정현이에게 거듭 사과했으나 그의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이때 정현이 전화기가 울렸다. 가사도우미가 놀라서 부들부들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지금 집에 이상한 전화가 왔어요.”     

도우미는 오늘 사모님이 해외에서 돌아오는 날이라 여러 가지로 할 일이 많았는데 집 전화벨이 울렸다.

“아주머니 혹시 은비가 학교에서 오지 않았어요?” 김 기사의 전화였다.

은비요? 아직 오지 않았는데 왜 그러세요?”

“아닙니다. 은비가 학교에 없어서 찾고 있는데 혹시 집에 오면 저한테 바로 전화 좀 해주세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10여 분 지나 또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아주머니는 은비를 찾았다는 소식인가 싶어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은비네 집이죠?” 이상하고 낯선 목소리였다. 아니 일부러 쉰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예! 그런데요?”

“전화받으신 분은 실례지만 어떻게 되세요?”

“나는 이 집 도우미인데, 왜 그러세요?”

은비아빠는 안 계십니까?”

“지금 안 계시는데, 도대체 왜 그러시는데요?”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야기했다.

“아주머니! 잘 들으세요, 지금 은비를 우리가 데려가 잘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무슨 소리예요? 우리 은비가 지금 어디에 있다고요?”

“아주머니 정신 차리시고 지금부터 내가 이야기 한 내용을 잘 적어서 은비 엄마에게 전해주세요. 은비의 목숨과 관련된 일이니 천천히 잘 들으셔야 합니다. 적을 준비되셨지요?

“아니! 잠깐 기다리세요, 메모지 좀 준비할게요.”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도움을 청할 사람을 찾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내일 정확히 오후 1시까지 현금 3억을 준비하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여주 휴게소로 나오시라고 전해주세요. 반드시 은비 엄마 혼자 오셔야 합니다. 만약 그 시간에 나오지 않거나 이 내용을 경찰에 알려서 우리가 돈을 받지 못하면 은비의 목숨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지금 은비의 목숨이 아주머니의 손에 달려 있으니 정확히 전하셔야 합니다. 내일 1시, 3억,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여주 휴게소 아셨죠!” 범인은 거듭 강조하고 전화를 끊었다.     

공항에서 소식을 들은 은비 엄마는 혼비백산하여 집으로 달려왔다. 집에 도착하면 이미 은비를 찾아 상황이 해프닝으로 끝나 있길 빌었지만, 집 앞에 이미 몰려 있는 많은 사람과 경찰들을 보자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설명을 듣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어린아이가 백주대낮에 학교 앞에서 유괴된 사실에 경찰은 급히 수사본부를 차리고 수사에 나섰다. 임 충호 반장은 정문 CCTV에 찍힌 검은색 체어맨 차량 번호를 조회하고 그날의 행적 추적에 나섰다. 집으로 걸려온 전화 발신자 및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도 시작했다.

그는 범인이 은비를 납치한 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아 돈을 요구했다는 것은 경찰에서 조직적으로 행동에 나서기 전에 빨리 끝을 보겠다는 의도로 판단한 한편 시간상으로 그들은 지금 멀리까지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방범 카메라에 차량 번호와 행적도 남아있고, 전화통화 발신지도 추적하면 어쩌면 쉽게 범인을 찾을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차적 조회하고 행적 수사는 아직 안 나왔나?” 

“예상대로 차량 번호는 없는 번호로 나왔고 행적은 지금 학교 앞에서부터 전후로 계속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담임교사와 도우미에 전화했던 발신지는 모두 고려호텔 근처 같은 공중전화였는데, 그 시간에 주위 CCTV를 모두 찾아보고 있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어린것이 생전 부모 곁을 떠나본 적이 없는데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얼마나 무섭고 힘들지를 생각하며 은비 엄마는 울부짖었다.

“내가 죽일 년이다, 은비야! 은비야! 엄마가 잘못했다. 너를 두고 롤러나 다닌 이 미친 엄마를 용서하고 빨리 돌아와라, 제발, 하나님 저를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내가 계속 정신을 가누지 못하고 누워있는 동안 정현이는 형사들에게 둘러 쌓여있었다.

“아버님! 많이 놀라셨죠, 저는 임 충호 반장이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뒷전에서 어슬렁거리던 키 작은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인사를 했다.

그는 눈빛이 살아 있고 강단이 있어 보여 은비를 곧 찾아올 것 같은 믿음이 들었다.

“반장님, 어떻게 상황이 심각한가요? 우리 아이 무사할까요?” 가슴만 떨리는 막다른 길에서 정현이는 큰 지원군을 만난듯했다.

“이번 사건의 목적이 금전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수사의 방향도 쉽게 결정될 것 같습니다. 우선 사모님이 해외에 나간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말씀해 주세요.”

“그러니까, 우리 외에 총무부 직원, 김 기사 그리고 도우미 아주머니, 또 누가 있지? 그리고 아내가 가기 전에 없는 동안 은비를 부탁한다고 전화했던 담임선생 정도입니다. 그리고 집사람이 같이 간 친구들의 가족과 그 주변 사람들이겠지요.” 정현이는 횡설수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외 최근 사장님 가정과 회사의 관계에 불만을 사거나 의심을 살 만한 사람은 없었습니까?” 이때 정현이에게 겨우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 회사 운전기사가 있었는데, 회사와 다투고 나간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우리 아이도 이 사람이라면 아무 의심 없이 따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요! 언제 무슨 일로 다투었나요?” 

“양종철이란 사람인데요, 1년 전에 회사를 모함하고 협박하는 등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저희가 강제로 내보냈습니다. ”

“이 사람에 대한 신상 자료 좀 제출해 주시고, 그 외 다른 사람은 없나요?” 

정현이와 준호는 서로를 쳐다보았지만, 금방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사람은 없는데 조금 더 생각을 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납치사건은 발생 후 24시간이 아주 중요하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아이 사진을 방송으로 내보내 공개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준호가 조급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범인하고 연락이 닿아 접선 때 검거할 가능성이 있는데, 아이의 얼굴이 사전에 공개된다면 범인이 자극을 받아 더 깊이 숨을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자칫 아이를 관리하기가 힘들어 해칠 가능성도 있으니, 범인 검거가 어려워진다고 판단되면 그때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임 반장은 나름 믿는 구석이 있어 보였다. 

“예, 우리는 아이의 안전이 최선이니 반장님이 잘 알아서 판단하여 주세요.” 정현이는 그런 임 반장의 처분에 모두 맡겨 의탁하고 싶었다.

“사모님도 기운 좀 차리게 하셔서 내일 1시에 나가시게 해야 합니다. 그때 범인을 잡지 못하면 모든 것이 어려워지니 실수 없도록 만전 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범인이 요구하는 돈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위폐로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요?”

“반장님 만일 내일 1시에 그들을 잡지도 못하고 가짜 돈이라는 것을 알면 우리 아이가 위험해지는데 그렇게는 할 수 없고. 내가 그 시간까지 현찰을 준비할 수 있으니 그 돈을 주고 아이를 살리도록 해야죠. 그리고 범인이 원하는 대로 그때 형사님 들도 그곳에 따라가지 말고 우리 집사람만 가도록 해주세요.”

“우리의 입장으로는 그것은 곤란합니다. 현찰을 준비하는 것은 사장님 생각대로 할 수 있지만 저희가 전혀 관여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절대로 범인들의 눈에 행동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니 그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또 그때까지는 무슨 단서가 잡혀도 잡힐 것입니다.” 임 반장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때 도우미 아주머니가 거실에 나와 머뭇거리고 있었다.

“아주머니, 왜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 잠깐 말씀드리고 갈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그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사모님이 나가계실 때 은비가 웬 문구 용품 보따리를 가지고 집에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친구의 엄마라는 아줌마가 주셨다고 했어요, 친구 누구의 엄마라고 했는데, 아마 혜리엄마라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거든요.” 

“그거야 단순히 친구 엄마에게서 선물을 받은 것일 수 있으니 내일 그분을 찾아 확인해 보면 알겠지요.” 형사들은 사안이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늦었으니 저희는 일단 철수하고 지금부터는 집에 우리 수사관이 상주하여 범인들과의 연락 작전을 지휘하도록 할 것입니다.”   

  

임 반장이 본부로 돌아간 후 정현이와 준호는 상황 판단과 범인에 대한 추리를 계속했다.

“범행 후 2시간 만에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봐서 아직 은비는 무사하리라 생각이 드니 비관하지 말고 차분히 대책을 세워봅시다. 우선 어떤 놈인가 조금이라도 의심 가는 자가 없는지 좀 더 생각해 보자고.” 준호는 우선 정현이를 안심시키려 애를 썼다. 

“양 기사! 그자는 그 이후로 소식 들은 것 없었나?”

“그 뒤로 통 소식이 없다가 몇 달 전에 회사에 찾아와 운전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 간 적이 있었지? 아마 개인택시 면허를 신청한다고 했던 것 같았어, 경찰이 먼저 이 사람부터 조사해 본다고 하니 기다려봅시다.”

“그리고 우리 주변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면 또 그럴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김 기사? 도우미 아주머니?” 그는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준호에게 물었다.

“요즘 영선이는 어떻게 지나나? 혹시 그 애가 아직 나에게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이 사람! 그것은 아니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나?” 그럴 만한 사람도 아니고 지금 직장에서 근무도 잘하고 있고 처남과 잘 지내고 있는 그녀를 의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준호는 일축했다.

구현이는 요즘 만나서 이야기해 봤는가.”

“청우가 부도난 뒤로는 아직 만나서 이야기는 못 했지만, 그렇다고 행여 동생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

“아니야! 차라리 구현이가 그랬으면 좋겠어, 최소한 자기 조카를 해치지는 일은 없을 것 아닌가.”

“이 사람아, 너무 가까이만 생각하지 말고 좀 넓게 생각을 해보자고.” 그러자 정현이는 몇 달 전 자동차 사고로 다친 아이를 생각해 냈다. 그 다친 아이가 은비랑 비슷한 나이고 사고 이후에 후유증 때문에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다. 

“맞아! 그 아이 아빠가 우리에게 원한이 있을 수 있어! 그게 왜 이제 생각이 났지, 반장에게 알려 줘야 하는데.” 정현이는 그가 너희들 자식들도 똑같이 당해보라며 악담을 했다는 기억이 났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너무 쉽게 용의 선상에 오르게 되는데 그런 무모한 짓을 할 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우리 회사 사정을 알 수가 없지 않은가. 우리가 섣불리 지목하여 수사 방향을 좁히지 말고 경찰들이 전문가이니까 당분간 그들의 수사결과를 지켜보자고.”    

 

다음날 일찍 형사들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이야기했던 혜리엄마를 찾아 확인에 나섰다. 

은비요?” 형사의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우리 혜리와 은비는 동내에서 가끔 같이 만나기는 하지만 친한 사이는 아닌데.”

“그럼! 혜리엄마께서는 최근에 은비를 만난 적은 없었다는 말이죠?”

“예, 저는 은비의 얼굴도 잘 모르는데, 혹시 아이 이름을 잘못 알아들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형사들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친구의 이름을 잘못 들었거나 잘못 기억할 수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자 그는 다시 도우미 아주머니를 찾아갔다. 

혜리엄마라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혹시 은비가 들고 온 보따리 봉지는 버렸나요?” 형사는 그날 봉지와 문구 용품에 남아있을 지문 조사와 그것을 판매한 문방구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아! 그때 가져온 문구 용품은 은비 방에 있지만, 봉지는 오래돼서 이미 버리고 없는데요,”

형사들은 은비가 들고 온 문구 용품을 들고 인근 문방구를 모두 뒤졌지만, 그 물건들을 기억하는 주인은 물론 같은 상표를 취급하는 곳도 찾을 수 없었고 의심될만한 지문 채취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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