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비밀
익히 들어본 말 중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이 있죠?
마케팅에서도 이 한 마디 차이가 완전 다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답니다.
물건을 팔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장사꾼이다.", "어떻게든 팔기 위해 과장 광고, 허위 광고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터들은 이 상황이 스스로에게 닥치지 않게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판매할지 보다 사게 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한창 인기를 끌 때 주인공인 박새로이가 핫플레이스 중 핫플레이스인 이태원에 술집을 차려서 어떻게 성공시킬지 궁금해하며 보다가 과연 '나였으면 어떻게 팔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장사는 둘째치고 음식도 잘 못해서 음식을 잘하는 요리사 2명과 저를 포함한 홀 인원 2명까지 총 4명으로 술집을 운영을 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바쁠 땐 당연히 홀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정신없이 일하곤 하겠지만 덜 바쁠 땐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마케팅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기대감 속에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박새로이가 직원들의 마음에 불을 지펴서 가게를 더 사랑하게 만들고 직원이자 인플루언서인 조이서가 SNS에서의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한 덕분에 '단밤'이라는 브랜드가 급부상했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의 맛집들도 비슷하게 홍보를 합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숏폼을 이용하여 음식의 다채로운 색깔과 조합 등, 눈으로 보이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이용해 최대한 맛있어 보이게 영상을 게시합니다. 그럼 소비자들은 정말 맛있어 보인다며 댓글에 같이 갈 친구나 연인을 태그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알고리즘에 노출되게 됩니다.
다른 사례를 예로 들어볼까요? TV를 잘 보지는 않지만 우연찮게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광고를 본 적 있습니다.
차의 기능이나 외형만을 소개해주는 게 아니라 차를 타는 사람의 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에 광고를 본 소비자들은 '회사 임원의 차', '성공한 사람의 차', '듬직한 차'로 인식이 되게끔 만들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듬직한'의 의미는 몸집이 크고 육중해서가 아니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의미합니다.
- 회사 후배가 타 팀 상사한테 깨질 때 가서 막아주는 든든한 선배 같은 차
- 재택 근무하는 직원을 챙기는 멋있는 상사, 좋은 리더, 그들이 타는 차
이런 콘셉트로 광고가 나온 이유가 단지 이 차의 기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차를 소비하는 주 타겟층을 능력 있고 성공한 멋있는 사람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합당한 '차'로 만들려면 광고에서 차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인물들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직급에 올라선 사람과 그와 비슷한 연봉을 버는 사람들이 찾는 차가 되는 것이죠.
파는 사람의 생각은
"이 것을 팔기 위해 판촉물을 만들고 행사를 하고 제휴를 맺었으니 이제 어디에 광고를 해야 효율적일까?"
라며 고민합니다.
그러나,
사게 하는 사람의 생각은
"누가 사지?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 사람들은 이걸 왜 살까? 안 사는 사람은 왜 안 살까? 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 살까?"라며 고민을 합니다.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파는 사람'은 팔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팔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안 팔리면 이걸 왜 안 사나 이해가 안 될 겁니다. '사게 하는 사람'은 사는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소비자라면 왜 사고, 왜 안 사는지 생각하고 어떤 불편을 해결해 줄지, 어떤 마음을 충족시켜서 행복하게 할지를 상상합니다.
팔려는 사람보다 사게 하려는 사람이 더 잘 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