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시온 Sep 03. 2024

마케터는 이렇게 말한다더라

마케터로서 느껴야 하는 책임감과 자부심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죠. 마케터가 쓴 글 한 줄이 제품의 구매율을 높여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말에 구매를 선택했습니까? 무엇이 여러분의 지갑을 열게 했나요? 


"딱 오늘까지 특별 할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 오지 않을 초특급 기회" 


 위 내용과 무관함 / 참고용 사진


이 문구 밑에는 정가 19만 원에 두 줄을 긋고 밑에 9만 원에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본 적 있습니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꼭 있는 한 줄이죠? 실제로 오늘까지 세일인 상품도 있지만 사실 내일이 지나도, 내일모레가 지나도 여전히 그 광고가 떠있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홀린 듯이 구매버튼을 눌렀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마케팅을 잘했으니까 넘어갔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맞이할 결과는 아주 많이 다를 겁니다. 그래서 내 의견을 강조하고 각인시키기 위해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기존의 틀을 깨서 맞지 않는 표현을 맞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가수 아이유는 노래도, 연기도 잘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인 중 한 명입니다. 그녀가 노래 가사에 최초로 사용한 단어가 '21년도에 뉴스기사나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에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중 몇 개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밤편지

 : 밤 + 편지로 이 단어가 주는 느낌은 고요하고 어두운 밤에 소중한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마치 밤의 정적 속에서 오롯이 상대방만을 생각하며 쓴 진실된 글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당시 미발매곡이었던 이 곡을 정승환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사랑히

 : 아이유가 정승환에게 선물한 [러브레터]라는 곡의 가사에 '몹시도 사랑히 적어둔 글씨들에'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실제로 '사랑히'라는 부사는 없습니다. 그런데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따뜻하고 정성이 가득한 느낌을 주는 부사로써 쓴 가사라는 생각이 들면서 없는 단어를 이해하게 만들고 왜 이렇게 썼는지 묘하게 설득이 됩니다. 



세로질러

 : [strawberry moon]이라는 노래 가사 중 '바람을 세로질러'라는 가사가 있는데 보통 바람을 '가로질러'라고 표현하지만 하늘 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하게 하도록 '세로질러'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사가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면서 노래의 느낌이 더욱 잘 살아났습니다.


알고 계시는 분들도 물론 있었겠지만 역시 아이유는 글까지 잘 쓰는 독보적인 연예인입니다.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불릴 만큼 이미 유명한 가수의 유명한 노래였지만 표현 방식의 참신함으로 인해 그녀의 노래를 한 번 더 찾아 듣는 사람이 분명히 생겼을 겁니다. 

'21년도 스타브랜드 평판 9월 랭킹에 따르면 아이유는 4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수많은 가수들을 제치고 4위에 올라설 정도면 정말 엄청난 영향력인 거죠. 


그녀의 행보만큼이나 마케터의 말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가 있습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광고물로 만들어지고 매체를 타게 되면 전 국민이 다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 빈칸을 채워보시고 몇 개나 알고 있는지 체크해 보세요. 


- '침대는 과학이다. ooo침대'

- '이게 그냥 커피라면 이건 ooo야'

- 'o 때문이야 o 때문이야 피곤은 o 때문이야'

- 'oo은 석류를 좋아해'

- '먹지 마세요 oo에 양보하세요'


몇 개나 체크하셨나요? 

한 참 옛날 광고지만 기억하고 있는 2030 세대들이 많을 겁니다. 물론 그 윗세 대들도 충분히 기억하실 거고요. 길지 않은 한 마디 문장으로 많은 영향력을 끼친 광고 카피입니다. 안 좋은 사례로는 '설레임'이라는 아이스크림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설레임과 설렘 둘 중 뭐가 맞는 표현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표현이기도 한데 '설렘'이 맞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마케터의 말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마케터의 생각이 중요합니다. 

말은 생각에서 나오니까요. 

마케터는 자칫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나 말을 광고로 만들게 되면 사회적인 파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 

단어 하나도 신중히 생각하고 까다롭게 골라 써야 합니다. 

마케터의 생각과 말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다양하게 보고 듣고 느낀다면 우리의 표현 능력 또한 커질 것입니다. 다양하게 보고 듣고 느낄 시간도, 돈도 없으시다고요? 소설이라도 읽어보세요. 감성적인 문학적 표현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키의 역할도 합니다. 마케터라면 표현의 영역이 다른 직업보다 월등히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쏟아지는 정보 중 많이 사용하는 재밌는 표현을 잡아낼 수 있는 눈도 키워야 합니다. 한 발 앞서가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많이 읽고 많이 써봅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