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브쉐 the bright shadow Feb 20. 2024

잠은 편히 주무시고 계신가요?

[2] 삶이라는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는 첫걸음, 자애 명상의 이익

지난밤, 어떻게 주무셨나요?


저는 잠에 대한 다양한 기억이 있습니다.

잠자리가 바뀌면 눈을 감고 하루를 꼴딱 새기도 하고 걱정이 있을 때는 무거운 마음으로 잠들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잠든 기억도 없는데 다음날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같이 잠자리에 든 사람이 먼저 잠에 들면 외로웠습니다. 할머니댁에서 잘 때, 새벽에 잠이 깨어 보이는 낯선 공간이 무서워서 엄마 옆에 꼭 붙어 다시 잠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악몽을 꾸는 도중 화들짝 놀라 숨을 들이쉬며 잠에서 깨서 꿈인 것을 알고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슬픈 꿈에서 깨서 펑펑 울다가 부은 눈으로 아침을 맞거나 실실 웃으면서 깨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엔 카페인의 힘을 빌려서 1주일 동안 잔 시간이 총 3시간뿐인 적도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충분히 잘 수 있을만한 여유가 생겼을 때, 누워서 눈을 감았는데 어떻게 잠을 자는지 까먹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다음날 알림을 맞추지 않고 잘 수 있거나 주말에 통잠을 잘 생각을 하면 행복했습니다. 자다가 정신이 들었는데 오늘은 자고 싶은 만큼 잘 수 있는 날인 것을 알았을 때의 행복감은 모두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턱이 뻐근해서 치과에 갔을 때엔 잠의 질을 높여보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다닐 땐 익숙한 아로마를 챙겨다니기도 했습니다.

©Kate Stone Matheson


잠을 잘 자기 위한 콘텐츠나 전자기기, 도구를 활용해서 각자 나름의 방법을 나누는 것이 쉽게 눈에 띕니다. 아마 잠을 편하게 자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잠과 관련하여 오랜 기간 마음에 남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TV프로그램에서 방송인 홍진경 님께 행복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의 답변입니다.

행복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는 것



우리는 얼마나 이리저리 떠돌며 잠드나요?

오늘 있었던 일, 요즘 걱정, 해야 할 일, 좋아하는 것에 대한 생각, 망상을 떠돌며 잠듭니다.

마음에 걸림 없이 가볍고 부드럽게 잠이 들려면 명상을 활용하면 됩니다.

어떤 도구나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자다가 깨서 낯섦, 두려움, 외로움에 짓눌리거나 악몽을 꾸다가 깨어도 누운 자리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비단 잠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짓눌리고 긴장하고 불안하고 답답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자애를 품는 것은 나를 보호합니다. 마치 태풍에 휩쓸리고 있다가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 조용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나의 안전지대로 가는 것입니다.

고요한 태풍의 눈
태풍은 안쪽으로 갈수록 풍속이 증가하나 중심에는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를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ref. 고교생이 알아야 할 지구과학 스페셜).
©NASA



명상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이로움은

  -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의 휴식

  - 좋은 취미이자 생활방식(삶이라는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기)

  - 성냄 다스림

  - 불면, 악몽에서 자유로움

  - 보드랍고 활기찬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각 이익에 대해서 더 자세히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첫째,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 휴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괴로워합니다. 어떤 사람이나 상황이 불쾌한 기억을 건드리면 바로 그 사람이나 상황을 불쾌하고 싫다고 분류합니다. 무언가를 싫다고 판단할 때는 불쾌했던 기억을 자극하거나 좋았던 것과 비교하여 판단합니다. 불안감과 불만족, 더 나아가 우울감에 빠졌을 때 들여다보면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내가 편안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을 얻으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에 내가 바라지 않는 상황에 처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은 마음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걱정되는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을 갖고자 열망합니다. 갖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다면 그것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상황과 마주했을 때 나와 상대를 상처 입힙니다. 예를 들어 미래에 돈이 없어 곤란한 상황이 걱정되거나 내가 지금 불행한 것은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면 ‘돈만 충분히 있다면 행복할 텐데’라고 생각하여 돈을 갈망합니다. 외로움이 싫다면 내가 마음이 통하는 친구, 연인, 배우자만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갈망합니다. 외부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해결일 뿐 근본적인 것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돈이 바라던 만큼 생겼더라도 더 많은 돈을 바랄 수도 있고 ‘내 돈을 누가 훔쳐가면 어떡하지?’, ‘몇 년이 지났을 때 이 돈이 다 사라져 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더라도 일시적 만족감 이후에는 ‘이 사람과 헤어지면 어떡하지?’, ‘이 시간을 붙잡고 싶어!’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집착이 생깁니다. 이렇게 외부에서 해결책을 구하는 것은 달콤하지만 외면하고 싶은 불안감, 집착 등이 함께 옵니다. 이는 완전한 행복과 거리가 있습니다.

지금 자애에 마음을 둔다면 과거 기억, 미래, 고정관념 등은 현재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자애를 품으면 색안경을 빼고 현재를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나를 보호합니다. 자애로워진다면 현재에 만족하고 내가 해야 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자애수행은 몸이 아플 때도 도움이 됩니다. 자애를 품은 상태에서는 일시적으로 고통을 눌러놓고 밝고 부드러운 상태에서 쉴 수 있습니다. 자애를 품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고통을 뿌리 뽑을 수도 있습니다. 나를 주눅 들고 긴장하게 하는 상황, 불평불만 가득한 사람들 사이, 힘들고 가시방석 같은 상황에서도 자애를 품으면 불편함은 온데간데없어집니다. 어떠한 조건에서든 그저 자애로움을 경험할 것입니다.


둘째, 자애 수행은 좋은 취미이자 생활방식입니다.

자애수행은 장거리 여행이나 혼자 있는 여유 시간에 활용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취미로 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랑하는 이들이 괴로워할 때 해결책으로 일러줄 수 있습니다. 자애를 품은 고요하고 명료한 눈으로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다른 이가 겪는 괴로움의 경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나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와 모든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인간관계에도 도움을 줍니다.

때때로 우리는 현재 마주한 것이 전부이고 영원할 것처럼 여깁니다. 일례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유명을 달리한 소식을 접한다면 제삼자는 ‘아이고 그냥 직장을 그만두면 되지’라고 이야기하지만 직접 그 상황을 마주한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선택만이 유일한 것 같고 돌파구란 없으며 상황은 영원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태풍에 휩쓸린 채로 현재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자애를 품으면 태풍의 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태풍의 중심인 무풍지대에서 밝은 눈으로 태풍을 보면 눈앞에 펼쳐진 것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았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어떤 조건으로 인해 내가 요동쳤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내가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합니다. 내가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두려움이 없습니다. 용기가 생기고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이끕니다.


셋째, 이익은 성냄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성냄은 없어지고 파괴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강한 성냄은 누군가가 없어지고 파괴되길 바라며 시기, 미움, 질투, 경쟁심 등으로 나타납니다. 모기에 물려 가려운 것을 긁는 것도 성냄입니다. 가려움(현재 있는 것)이 없어지고 사라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자애가 자리하면 성냄은 스며들 틈을 잃습니다. 성냄이 자리하기 쉬운 조건에서도 자애를 품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삶은 불확실하고 마음은 이리저리 날뜁니다. 하지만 우리는 삶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 왔다고 착각합니다. 하고자 하는 것이 확고할수록 그것이 틀어지면 강한 불만족과 성냄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나 상대에게 화를 표출하여 일을 더 미궁에 빠뜨리거나 혐오감에 빠져있기도 합니다. 화를 표출할 때의 쾌감은 일시적입니다. 표출한 이후에는 상대에게 머쓱함, 미안함, 불편함, 부끄러움이 새롭게 생깁니다. 자애에 머문다면 내가 왜 불확실한 것을 통제하고자 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어떤 마음, 생각, 고정관념 때문이었는지,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된다면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얻어졌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화를 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애를 품고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넷째, 편안한 잠자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만족스러운 잠자리를 위해 나만의 숙면 루틴을 만들거나 숙면을 보조하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거나 약물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자애명상의 가장 좋은 시간대는 자기 전입니다. 자기 전에 앉거나 누워서 자애명상을 하면 잔잔하고 가볍게 잠자리에 들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자애명상을 하겠다는 의지뿐입니다. 또한 자애로운 생활은 불면증, 악몽에서 자유롭게 합니다. 악몽을 꾸더라도 손쉽게 자신을 달랠 수 있는 도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고 안락함과 보호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애 문구를 음미하며 자애를 계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 명상, 좋은 건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에 자애문구를 활용하여 자신을 향한 자애를 계발하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나 자신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자애 명상을 안내드리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나와 잘 지내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고 두 번째 명상실습 시간을 갖겠습니다.


당신이 오늘 밤엔 보드랍고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기를 소망합니다.
©Gregoire Jeanneau




더브쉐 브런치 스토리

나와 잘 지내는 방법; 자애 명상

[예고] 나 자신과 잘 지내고 계신가요?

[시작하며] 나와 잘 지내는 방법

[1] 명상, 좋은 건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작가의 이전글 명상, 좋은 건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