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도 배치표가 있으면 좋겠다.

by 로라

본고사 세대

학력고사 세대

이런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분명 대. 학. 지. 원. 배. 치. 표를 알고 있다.


그렇다.

학력고사 세대로써 그 당시 보물처럼 여기고 밑줄 긋고 나의 인생을 가늠해 줄 황금과 같은 만능잣대가 있었으니 담임선생님 앞에 펼쳐진 점수에 따른 대학 입시 배치표는 무서운 나의 평가자였다.

학력고사 점수에 따라

딱딱 나누어지는 배치표는 무섭지만 갈등은 없었다.

오직 눈치만 존재했다.

점수로 객관화되어 나온 나의 점수는 가타부타 말할 수 없는 나의 꼬리표이고 객관화 자료였기 때문이다.

눈치 지원이 난무하던 시절 대학교 원서 접수를 위해 노란 서류봉투를 두세 개 들고 왔다 갔다 눈치 작전은 지금생각해도 우습기도 하다.

전공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는 실시간 원서 접수율이 따라 달라지는 시대였지만 지금과 뭐 별반 다를 것도 없다.

지금은

진학 방법이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을 뿐

용어가 <눈치 작전>에서 <전략적 지원>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을랑가.



다운로드.jpg 대학배치표의 기준처럼 자기점수를 객관화해서 서로 매칭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젊은이들의 <연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보니 혼자서 소설을 쓸 때가 많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연애와 결혼>도 그냥 학력고사처럼 배치표가 딱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아니 이 사람이~

무슨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 배치표라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끌림이 전부인가?

사랑이 전부인가? 아니지 않은가?


외모가 전부인 듯하다가 직업이 걸리고

직업이 좋더니 가정형편이 만만찮고

가정 형편이 괜찮으니 사는 지역이 걸리고

사는 지역이 비슷하니 키가 작고

키가 크니 직업이 별로이고

직업도 괜찮은데 전문직이면 더 좋겠고

전문직인데 부모님 노후가 안되어 있는 점이 맘에 걸리고

외모가 내 스타일인데 사치가 심할 것 같고

나이가 한참 지났는데도 자기가 공주인 줄 왕자인 줄 알고...... 적으면 끝이 없겠다.





love-5512808_1280.png 점수화 할 수 없는 것, 배치표가 소용없는 것이 "사랑"


이런 이런

결코 다 갖추기 어려운 다람쥐쳇바퀴 같은 통과 지점들은 만만하지가 않다.

이미 결혼시장을 벗어나고 자녀의 결혼을 바라보고 있는 제삼자의 눈에는 마치 저글링 하는 것 같은 판이 펼쳐지고 있다.

그들이 한 지점으로 안착하기에는 너무 많은 갈등요소가 있기 때문인데

이는 모든 것이 비교관점에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제갈량이 아니라 신이 와도 해결되기 어려운 일 아닐까?


혼자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빙그레 웃어본다.

이 세상 모든 청춘남녀부터 돌싱, 싱글, 골드미스 등등 어쨌든 결혼이란 둥지를 정하기 위해 갈등하는 판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몇 년 간 모든 인터넷, SNS, 인스타 등등 모든 상대방을 보고 비교할 수 있는 곳을 강제 셧다운 하는 법이 있으면 어떨까?


그리고 그들에게 학력고사 배치표와 같은 결혼배치표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객관적인 너의 점수와 네가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을 결정해 주는 잣대가 결혼배치표에 주어진다면 말이다.

여기저기서 돌날아 오는 소리가 너무 들려서 얼른 글쓰기를 정리해야겠다.


< 이미지출처: Pixabay> < 배치표 이미지: 네이버,darg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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