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북부의 자유인이었던 솔로몬은 어느 날 사기를 당해 남부의 흑인 노예로 팔려가게 된다. 그렇게 노예가 된 그는 주인의 소유물로 몹시 비인간적으로 다뤄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I don't want to survive. I want to live." 이 아닐까 싶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인간의 존엄성을 누리며 살고 싶었던 그의 바람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기생충》보다 더 찝찝했다. 영화가 실화를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저 상황에 처하면 그들에게 저항할 수 있을까? 노예 제도는 결국 소수의 인간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도인데, 인간의 탐욕 그토록 도덕성을 짓누를 수 있단 말인가? 소설가 나사니엘 호손을 비롯한 당대의 보수파 몇 명은 노예제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취급했다고 한다. 그들이 만약 노예였다 하더라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노예를 물건 취급하게 만들었던 이데올로기는 얼마나 무서운가? 등등.
영화 《해피투게더(춘광사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일상과 감정을 보여주는 영화.
주인공인 보영과 아휘 둘은 어찌 보면 서로에게 독이 되는 관계이다. 하지만 왕가위 감독 영화의 주인공들이 으레 그러듯, 불안하고 의지할 데가 없는 인물들이라 그럼에도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는 모습들이 안타까우면서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사랑하지만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이라 파국으로 달려간다.
명성대로 영상이 너무 감각적이고 멋진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주배경이지만 보고 나면 어쩐지 홍콩 여행이 가고 싶어 진다.
영화 《화양연화》
감각적인 영상미. 상황 아래의 팽팽한 감정선. 그 시절 홍콩의 분위기. 심금을 울리는 ost.
영화 《걸어도 걸어도》
가족이라고 해서 항상 화목하고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도, 어긋나는 순간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함께 걸어가는 것. 어긋나는 것도 결국 함께하기 때문이라는 것. 서서히 스며들듯이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영화 《나인》
오랜만에 본 꽤나 마음에 들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나인(9)》. 영화 《코렐라인》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도 취향에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약간 기괴한 잔혹동화 스타일에 포스트 아포칼립스물.
여느 문명 비판적인 영화처럼, 메시지는 자명하다. 고도로 문명화, 기계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성 상실을 경계하고 개성과 인간성을 존중하고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 단순한 메시지를 흥미로운 내용을 통해 1시간 3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흡입력 있고 긴박감 있게 잘 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