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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Dec 16. 2024

내 시의 끝은


길은 없었다

믿었던 발자국은 허공에 흩어지고

나는 걸어가며 멈춰 있었다


도시는 매일 살아가며 죽어갔다

빛은 녹아내렸고

얼굴 없는 그림자들만 길을 채웠다


막대사탕은 단맛 속에 쓴맛을 감추었고

태양은 떠오르며 저물 준비를 했다


끝은 시작이라 했으나

시작이 끝을 원한 건 누구의 허기였던가


나는 쓴맛을 삼키지 못한 채

시의 마지막을 바라본다

허무는 충만했고

충만은 비어 있었다


아 끝나지 않는 문장 속에서

나는 다 썼노라 믿는다

삶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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