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이를 키우는 할머니 육아 vs 엄마 육아

by 마잇 윤쌤

아기와 함께하는 하루는 밤과 낮이 뒤엉켜 있더군요.

딸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먹고살았던 대로, 자고 싶을 때 자고, 배고플 때 먹고 싶다며 울었어요.


엄마와 저는 하루 종일 아이의 리듬에 맞춰 움직였습니다. 눈 깜짝할 새 하루가 가버리는 날들이었지요.


딸아이가 이제 신생아를 벗어나는 백일 무렵,

엄마와 저는 수유와 수면 패턴을 두고 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딸아이를 낳아 키우던 시기에는 "독립 수면""수유 패턴 잡기"가 육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었어요.

초록창과 육아 앱이 알려주는 대로,

저는 아이가 자다 깨서 울어도 잠시 기다려보고,

수유도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루 수유량을 조절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엄마는 단호하셨어요.



"배고파서 우는 애를 울리면 성격 나빠진다."

"깨서 우는 애를 눕혀서 울게 두면 어떻게 하니! 그냥 안아줘야지!"



저는 그게 아니라고 열심히 논리를 설명했지만, 엄마는 딱 잘라 말씀하셨어요.



"그런 건 너네 집에 가서 해라."



그 한마디로 대화는 끝났어요.

이 집은 엄마의 집이었고, 아이를 낳았음에도 저는 그저 딸이었으니까요.


엄마의 도움이 꼭 필요했기에, 엄마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에도 저는 양육의 일관성만큼은 지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시 엄마에게 이야기를 꺼냈지요.



"엄마, 우리가 같이 육아를 하려면 서로 똑같이,

아이에게 일관되게 해줘야 해!"



엄마는 저에게 이렇게 대답했어요.



"내가 너처럼 하면 무슨 경쟁력이 있겠니?!

엄마가 안 해주는 걸 해줘야 할머니를 좋아하지!!"



그때는 이 말이 얼마나 야속했는지 몰라요.

그렇게 엄마인 저의 육아관은 하루아침에 무너졌고, 엄마와 저는 자주 충돌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다 뭐 그렇게 중요했나 싶어요.


딸아이는 충분히 먹고, 자며,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컸으니까요.


아이도 저도 엄마 덕분에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더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싸우듯 지냈지만, 그 시절이 참 그립네요.








부모도 처음이라 서툴지만,

우리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마음을 잇다 : 마잇 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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