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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s Meer Jul 10. 2024

표류 4




어릴 적 좋아하던 이야기책을 펼쳤다가

동화 속 나라로 연행되었다.

내가 존경해 마지않던 영웅들이

고결하게 나를 기다리고 있다.


영웅의 무리에 끼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자질을 갖춰야 하는 법.

그들은 목석처럼 가만히 서서

나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대의를 위하여 얼굴에 총탄을 박고

시린 바닷물 속으로 쓸려나갈 용기가 있는가?

모두가 외면하는 암흑으로 들어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용기가 있는가?


미지의 공포를 앞에 두고도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질 수 있는가?

굳어있는 나를 남겨둔 채

영웅들은 뒤돌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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