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꼬옥.
오늘따라 아이가 작은 손으로 내 팔을 꽉 붙잡는다. 자기 얼굴을 엄마 가슴팍에 몇 번 비비다가 내 얼굴을 한 번 힐끗 보더니 얼른 다시 가슴팍에 얼굴을 비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시원아, 이리 와.” 웃으며 손을 내미니 아이는 나를 잡은 두 손에 힘을 꼬옥 쥐며 놓아주지 않는다.
헤어지기 힘든 날이다. 마음 같아선 날 꽉 잡은 그 작은 손을 그대로 두고 싶었다.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다. 금방 괜찮아질 거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아이를 넘겨준다. 어디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애가 탄다.
선생님께 메시지를 남겨 둔다.
- 선생님, 시원이가 계속 울면 연락 주세요.
혹시 연락이 올까 걱정이 되면서, 정말 연락이 오면 어쩌지 하는 염려가 되었다.
- 어머니 가시고 자동차 차면서 놀다가 금방 울음 그쳤어요. 지금도 잘 놀고 있답니다~^^
선생님의 답장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선생님의 연락을 기다리며 남편에게 연락을 했다.
“시원이 잘 놀 거니까 걱정 마.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엄마랑 떨어지기 싫고. 그렇다고 우리가 일 안 하고 애들만 케어할 수는 없잖아. 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미미야, 너 할거 해.”
남편은 이럴 때 나보다 대인배다. 나는 아이들 일에는 특히나 어쩔 줄을 모른다. 좀 더 예민하고, 신경이 곤두선다. 엄마가 대범해야 아이들도 그걸 따라올 텐데, 예민한 엄마를 닮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내 조바심은 쉬이 가라앉질 않는다. 그렇다 한들 어쩔 도리는 없다. 조바심이 생겨도 상황이 변하진 않는다. 그저 아이가 잘 지내길 믿을 뿐이다.
오늘은 이동시간까지 있어 마지막 수업이 8시에 끝났다.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에 가서 저녁을 먹고 왔다. 시어머님은 종이가방에 며느리 늦은 저녁까지 챙겨주셨다. 에고, 내가 뭐 그리 큰일을 한다고 여러 사람 번거롭게 하고 있나 생각이 든다.
내 팔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아이는 잠들어 있다. 아침에 그렇게 헤어졌는데, 웃는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하루가 흘러갔다.
굳세어져라. 엄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