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품에 살포시 다가온 나의 막내는
그 무엇을 채워주기 위해 살짝 왔나......
너는 나에게 행복을 주었고 선행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할아버지 이야기
.
다리 다쳐 등에 업고 정형외과를 향해 가는데,
거지 할아버지가 쓰레기통 뒤지며 뭔가를 주워 먹는 모습을 보고,
‘엄마! 할아버지 돈 좀 줘’
‘얘야! 지금 너 병원비만 들고 왔는데 어찌 돈을 줄 수 있니? “
‘엄마! 내 병원은 내일 가도 되지만 저 할아버지는 내일 못 만나잖아’
어머, 그러네 열 살 아이보다 못한 내 생각.
맞다. 돈을 주려고 뒤돌아 할아버지를 보았지만,
그 순간 그분은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나는 그때 선행을 즉시 해야 한다는 것을 열 살짜리 딸한테 배웠다.
그때에 배운 것을 지금도 잊지 않고 실행에 옮기며 살아왔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아이와 미묘한 갈등.....
언니와 자기는 늘 갈등의 대상으로,
늘 밀리며 살아왔던 딸이 일 순위에서 이 순위로.....
난 그 아픈 시절을 몰랐다.
나에겐 그가 꽃바람이다.
그 꽃바람이 사나운 바람으로 변하여 지금은 자기의 아픔을 토해 내고 있다.
큰 물결, 작은 물결, 파도 모양, 구름 형상으로 다가와 자기만의 아픔을....
구름 밖으로 내던졌다.
그 상기된 마음, 그리고 외침의 그 상처를 미처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엄마.
그와 대화 속에서는 서운함, 오해, 선입견, 고집, 그의 상처를 덧나게 했던 것이다.
그는 영주권을 얻어 미국을 향해 내 곁을 살며시 떠났다.
그의 청사진은 아름다웠다.
떠나고 보니 그의 아픔과 상처를 되새김 시간이 되었고, 순간의
시간들을 곱씹어 본다.
그동안 늘 나의 버팀목이고 울타리 역할을 한 막내,
꽃바람의 향기가 떠나고 보니, 있을 때 더 잘해줄 것 미안하기만 하다.
나에겐 열 아들 못지않게 장한 딸이다.
순간의 생각은 바뀌어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여 저 태양이 강렬한 불꽃을 실어,
나에게 배달해 준다. 사나운 바람이 솜사탕처럼 살며시 녹여지는 그 사랑의
시간들, 역시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떠나고 보니 연민하고 그리움이다.
사랑을 조각조각 구름에 담아, 높은 창공에서 나에게 이사 온다.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새 옷을 갈아입고.
이해, 침묵, 평화, 기쁨, 온유의 보따리로 가득 채워진다.
너를 정말로 사랑했노라, 서운함과 아픈 세월이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 되어...
그곳에서 날아온 목소리는 엄마 고마워 그 한마디가 눈 녹듯 사르르
녹아 없어진다.
무엇이 그의 마음을 바꾸어 주었을까?
딸의 고운 목소리를 들으니 고맙고 고맙기만 하다.
바람을 타고 하얀 뭉게구름 속에서 진실을 안고,
너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고요한 바람에 실어 엄마의 마음을 보낸다...
몰랐던 어리석음을 일깨워 준 나의 막내딸이....
많이 힘들었겠구나. 미안해 진심으로...
마음의 소리가 들리니 치유와(정신적) 치료(육체적)가 되었다.
서로가...
고맙다. 사랑한다. 막내야....
믿어 준 엄마이기에 투정 부린 그 시간들.....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한 청각 장애의 시간.....
마음의 소리를 들으니 고요해졌다. 사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