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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 May 15. 2024

하찮은 네가 준 뜻밖의 선물

무기력을 극복하는 중입니다만,

벌써 갱년기는 아닐 테고

내일모레가 마흔이니 사십춘기를 앓을 모양이다.


웃을 일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울일도 없었다.

이거다 할만한 특별한 계기 없이 찾아온 무기력함은 

제법 나를 무섭게 덮쳐오고 있었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 좋은 방법인 산책을 하기로 했다. 

특히나 가장 효과가 좋다는 아침산책을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1일 1 산책이 필수인 강아지 집사라

어차피 해야 할 산책, 개도 좋고 사람에게도 좋다니 

이만큼 만만한 게 없기도 했다.



선선한 아침공기와 따뜻한 햇빛 시원한 그늘 

늘 내게 당연하게 내어준 그것들이 오늘에서야 제법 설레게 했다.


이것들이 내 무기력함을 날려줄 처방이라 생각하니

하나하나 곱씹게 되고 또 그렇게 곱씹다 보니 새삼 내가 많은 걸 누리고 있구나 싶었다.


불평하기 시작하면 불편함만 더 생겨나고

비교하기 시작하면 초라함만 더 생겨난다지.

허나 감사하기 시작하면 풍요로움이 더 생겨나는 법.


맞다. 

생각의 방향만 살짝 틀면 

제법 하루를 여유 있게 보낼 것 같기도 했다.

이따금씩 콧노래도 할 것 같고 별일 아닌 일에 슬쩍 미소도 보일 것 같고.

빡이 치는 일에도 멈칫. 쯧 혀 한번 차고선 넘어갈 수 있겠다 싶었다.




좁은 틈새사이를 기어코 비집고 핀 이름 모를

이 하찮은 들꽃이 내게 말했다.


"이 좁은 틈새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이 하찮은 놈이 결정타를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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