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침 사람이 사람이 아닌 것을 부수고 있었다.
차갑게 식고 모난 것이었다.
저 조악한 형상에게 물었다
무례한 질문들이었다
이를테면
얼마나 뜨거웠는가
얼마나 뜨거웠어야했는가
왜 뜨거워야만 했는가
그것이 말하길
그래야만 했다고
심장 밑에서 어느 뿌리의 자리를 내어주듯
밀물과 썰물의 개수를 세듯
설경에 얼굴을 파묻곤 비명을 토하듯
몸을 끈 자국을 빗금으로 채우듯
그러지 않고선 살아갈 수가 없었다고
도자기들은 화석과 같아서 1만년이 지나도 지구에 남아있는다는데
열 번의 천 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그것이 말하길
끝없이 와해되고 다시 단단해져서 한 천 년을 보낼 것이라 했다.
식어버린 조악함 누가 안아줄까?
그것이 말하길
불 구덩이에 몸뚱이를 던진적 한 번도 없듯이 사랑할 것이라 했다.
그러다 망가져버리면?
그것이 말하길
다시 융해될 날을 기다릴 것이라 했다.
그러지 말아라.
내가 말했다.
끝없이 뜨거웠다가 마침내 차가워진 것들아
부서지지 말아라.
나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결국엔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사람이 부수어진다
사실은 내가 막을 수 없고, 그럴 자격도 없었다면
내 발치까지 튕겨져온 한 겁의 조각이
흙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면
정말로 그렇다면
나는 차라리 이들을 한 번 더 품을 화로가 되어선
굳기 전 가장 뜨거운 진흙을 품으련다.
그렇게 되면
실로 차가운 것은 뜨거운 것이 되고
썰물과 밀물은 하나의 호수가 되어선
비명이 메아리를 앞질러 되돌아 오지 않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