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
로키산 국립공원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내 삶에서
엘크, 사슴, 산양을 제일 많이 만나게 된 날들이었다.
엘크에게,
특히 엘크의 뿔에 거세게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보았다.
여전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년 로키산을 와서
이 동물들과 거리 두기를 하고
<Hello, Hi!> 인사를 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사진도 찍고,
괜스레 말도 걸어보고 있겠지?
미국 서부의 상징인 엘크 무리를 만난 이 순간을 감사하고 기억할 수 있다니.
풀, 나뭇잎, 나무껍질을 먹고 있는 장면을 담아두어 다행이다.
나의 뒤에서 리듬감은 없어 보이는 그 무리들,
그러나 신비로운 힘으로, 편안함으로,
눈빛으로 압도하던 그 무리들.
모든 소음과 번잡함에서 벗어났던
이 순간들을 기억한다.
우주를 품은 듯한 그들의 눈망울.
우아하긴 또 어찌나 우아한지.
움직임을 따라 그들의 삶을 엿보는데, 매우 느림.
렌토보다 느림.
물론 점프력도 좋고 달리기 속도도 빠르지만
저 순간은 녀석들의 릴렉스 타임.
나는 그렇게 그들의 휴식시간에 맞춰 느린 템포로
엘크와 자연과 연결되었던 그 순간이 참 좋았다.
이렇게 풀을 뜯는 모습만 보는 것은 아니고,
수시로 차로 뛰어드는 사슴 녀석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가끔 어떤 사슴들은 차 앞에서 비켜주지도 않고
운전자를 오래도록 쳐다보고 있기도 했다.
눈싸움하자는 건 아니고...
어느 날은 아예 집 뒷마당으로
사슴가족이 지나가더라는..
사슴 가족과 하우스 파티.?
캐논 카메라 두 대로 번갈아가며 촬영하였다.
눈밭에 뒹굴어본 체험 덕분에 렌즈에
눈송이가 약간 묻어있다.
적막과 시원함이 발바닥에 전해지던 땅, 그리고 깨끗하고 신선했던 공기가 무척이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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