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우울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대학을 다니면서 자신은 남들보다 이른 시기에 일찍 철들 만한, 힘든 일들을 여럿 겪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처음 이 얘기를 딱 들었을 때는 '뭐야 나도 내 나름대로 되게 힘들게 학창시절 보내면서 컸는데.. 저 얘기를 꺼내는 사람의 의도는 뭐지..그리고 아직 얼마 살아보지도 않은 인생에 남들보다 일찍 겪었다는 건 어떻게 장담하지'하는 반발심이 제일 먼저 들었으나 계속 생각해보니 이게 참 웃긴 생각이구다 싶었다.
사람마다 겪은 힘든 일들은 각자에게 저마다 다른 강도의 힘듦으로 느껴졌을테고, 우리들은 그 사람이 처해있었던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 수가 없어서 온전하게 공감하기도 어려울텐데. 그 사람이 느꼈던 힘듦이 얼마나 클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저 힘들었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여 듣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