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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냑이 Sep 30. 2024

(경계성 인격장애) 프롤로그

1장 프롤로그

나는 오래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매일 우울이 삶이 됐고 우울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지금은 우울한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우울이란 것에 무뎌졌다. 나는 내가 우울증 환자인 줄 알았다. 어디까지나 우울증”환자” 이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그 희망은 깨져버렸다. 내가 경계성 인격장애라는 것을 알고 난 후로부터 내 모든 것이 무너졌다. 뭔가 나를 제대로 알게 된 것 같기도 한데 이상하게 마음이 착잡했다. 내가 의사분에게 물었다. “혹시 경계성 인격장애는 고칠 수 있나요?” 의사가 답했다 “아뇨, 고칠 수 없어요. 완전히 회복될 순 없어요.” 또 한 번 나는 무너졌다. 지금까지 나는 단순히 우울증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굳건히 믿어왔는데 그런 세계가 무너진 것이었다. 내가 왜 이러는지 왜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 깨달았지만 나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내게 인경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완전히 무너지게 했다. 나는 이겨냈다가 아닌 나는 이겨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가 돼버린 순간 정말 이 감정은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우울증이란 사실만 알았을 때는 내가 이겨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그 감정을 다시 말하지만 표현할 수 없었다. 이 생각만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사실이라고 믿었던 세상이 무너진 걸까? 지금 보니 거짓이었던 세상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들었는데 또다시 진실의 세상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오래 걸릴까, 심지어는 찾지 못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먹는 정신과약도 많은데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짜증 나는 약들을 먹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 글의 목적은 내 심정을 정확히 기록할 것이다. 그런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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