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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00개의 글을 작성했네요.

제가 이렇게 꾸준히 무언가를 한 적은 처음입니다.

by Nos

어느덧 100개의 글을 쓴 기념으로, 제 이야기를 두서없이 그냥 써보려고 합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일기장처럼 써볼 테니 그저 편안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년 9월 20일에 처음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쓴 이후로, 어느덧 6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무작정 독후감을 썼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제 이야기를 쓰고 싶어 지더군요.


그때, 지난날을 한 번 회상하니 저에게 가장 가까운 과거는 바로 공공기관 취업에 실패했던 나 자신이었습니다. 공공기관 취업에 실패했던 저 자신에 대한 자책감은 아직도 좀 있지만, 그때는 좀 심했어서 <공공기관 취업 실패기>를 먼저 연재했었습니다.


2022년 2월에 무작정 수도권에 상경해서 2년 반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이야기.

결국, 취업에 실패하고 현재는 시험기관의 계약직으로 시험연구원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 삶도 만만치는 않네요.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기 전에, 사실 2024년 9월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부터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원래 2023년에 인턴을 하면서 다른 아이디로 브런치스토리에서 글도 썼었습니다.

그때는 업무 강도가 낮았어서, 어렴풋이 꿈꾸던 작가라는 꿈을 현실화해보고자 했거든요.

운 좋게 브런치스토리 심사에 한 번 만에 통과해서 지금처럼 독후감들을 좀 썼었는데요, 금방 흐지부지 되었고 계정도 폐쇄했었습니다.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는 확실히 몰랐었고, 아직까지 저 자신의 취향과 꿈에 대해 명확해졌던 시기가 아니었기에 동기부여도 안 돼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외적이든 내적이든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는데, 외적으로는 아직 인기나 관심을 얻을만한 내공이 없었고 내적으로는 그냥 잠깐 반짝했던 의욕이었어서 제 첫 브런치스토리 계정은 그렇게 폐쇄되었습니다.


이후에, 인턴이 끝나고 다시 실업급여를 수령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다가 인생이 너무 무료하고 의미 없는 듯이 느껴졌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우울감, 권태로움, 무력함의 시기였던 것이죠.

저는 그 시기에서, 제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한 번 들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회의감 말이죠.


그렇게 약간 방황하다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작가"라는 꿈이 또 떠올랐습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생 때부터 책을 읽어왔고 좋아했으며, 지속적으로 작가의 꿈을 잠깐잠깐 꿨던 게 기억이 납니다. 군대에서도 당직을 서면서 생각을 했었고요.

항상 꿈은 꿔왔는데, 왜 이게 지속이 안 되었고 내 마음에 안착해서 불타오르지 않았을까요?

가장 큰 원인은 완벽주의 성향과 게으름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생각만 하고 글을 쓰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 원인이 20대 내내 저를 잡아먹었기에, 서른을 앞둔 2024년 하반기에는 더 이상 미루지 말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정규직이 되고 나면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미뤄왔던 꿈을, 언제 정규직이 될지도 모르는데 지금 하자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고 다시 한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못 쓰더라도, 계속해서 쓰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지 하는 심정으로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무작정 시작한 저의 글쓰기는 그만큼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나름대로 저에게 의미 있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아니, 의미 있는 행위라는 말로는 부족하네요.

제 삶을 지탱해 주는, 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사실, 시험연구원의 삶을 살다 보니 직장생활이 조금 권태롭고 회의감이 들 때가 많았거든요.

자아실현은 절대 이룰 수 없는 반복적인 업무 속에서 제 삶은 약간 안정적이긴 했어도 여전히 의미는 있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도 아마 마찬가지이겠지요.

특히나, 어린 시절에 재밌게 즐겼던 게임이나 각종 오락들이 점점 재미없어지고 권태로워지다 보니 인생의 즐거움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런 와중에, 시험연구원이 그렇게 워라밸이 좋은 직종은 아니라서(시험스케줄은 인간의 워라밸이 고려되진 않으니..) 숱한 야근과 주말출근을 하다 보니 점점 제 삶이 일로만 가득 차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특히, 작년 9월부터 점점 바빠지면서 말 그대로 회사랑 집만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제 정신이 피폐해졌습니다. 야근을 하면, 눈 뜨면 다시 회사인 마법이 일어나더군요..

누군가는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고는 한다지만, 저에게 시험연구라는 업무는 그 정도의 의미 깊은 행위는 아니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그냥 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계수단일 뿐이거든요.


일로만 가득했던 삶에서 도망치기 위해 무작정 다시 시작한 글쓰기가 이번 브런치스토리였고, 이번에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지난 세월, 조금씩 반짝거리기만 했던 글쓰기에 대한 꿈과 의욕들이, 저도 모르게 장작처럼 쌓였나 봅니다.

다시 타오른 이 불길은 생각보다 거세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불은 이제 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세기는 시기에 따라 잦아들 때도, 더 활활 타오를 때도 있겠지만요.

이제 타오른 불길은 제가 함부로 꺼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요즘은 불길이 좀 잔잔해졌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워낙 글쓰는게 줄어들어서 말이죠.

사실, 의욕은 가득한데 요즘 너무 바빠서 체력과 시간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왜, 세계적인 작가들이 에세이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여유로운 직장을 잡았는지, 잘 나가던 직장도 그만두고 단시간 근로 같은 걸 했는지 요즘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명확한 꿈이 있는데, 그 꿈을 위해 시간을 못 내는 것도 참 고통이더군요.


어쨌든,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써나갈 예정입니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 200개의 글은 최소한으로 쓸 예정이며, 브런치스토리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서도 글을 쓰고,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이나 습작도 쓸 생각입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싶지만, 어느 만화책에서 이런 말이 있더군요.

"본격적으로 해야 재미있는 법이다."

본격적으로 안 한 적은 없지만, 조금 더 열심히 꿈을 위해 달려봐야겠습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며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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