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여행하면서 꼭 먹어야 할 리스트 중 하나, 바로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Five Guys).
이미 수많은 여행자들이 극찬한 버거 맛집이니, 뉴욕에 갔으면 한 번쯤 경험해 봐야 한다는 생각에 기대에 차서 매장을 찾았다. 가게 안은 기름 냄새와 고소한 감자튀김 향으로 가득했고, 벽에는 ‘최고의 버거’라는 찬사가 적힌 기사와 리뷰들이 빼곡했다.
"기대된다. 정말 진짜 맛있겠는데?"
메뉴판을 살펴보던 나는 고민 끝에 더블 치즈버거를 주문했다. 버거킹이나 맥도널드처럼 그냥 메뉴를 고르면 알아서 완성된 버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주문을 받던 직원이 내게 물었다.
"Anything else?" (더 추가할 거 있어?)
나는 "No, that's it."(없어. 이게 다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직원이 뭔가 찝찝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기대에 부풀어 주문한 버거를 기다리며 감자튀김과 함께 먹을 상상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내 버거가 나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포장을 열어본 순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패티 두 장 + 치즈 두 장. 그게 끝이었다. 양상추도 없고, 토마토도 없고, 피클도 없고, 케첩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빵 사이에 고기와 치즈만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게 뭐야...?"
그제야 나는 파이브 가이즈의 주문 시스템을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이브 가이즈는 기본적으로 버거 안에 넣을 토핑과 야채를 자유롭게 골라서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버거킹이나 맥도널드처럼 세트로 정해진 메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재료를 직접 추가해야 하는 커스텀 버거였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직원이 묻는 ‘추가할 거 있냐’는 질문을 ‘더블 치즈버거에 원래 들어가는 것 외에 추가할 거 있냐’ 정도로 이해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뉴욕의 핫한 버거 맛집에서 치즈+패티만 들어간, 세상에서 가장 느끼한 버거를 먹게 되었다. 버거를 한입 베어 물고,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다음부터는 주문 방식을 꼭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