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내가 미웠던 날

감정이 약한 게 아니라, 마음을 쓰고 있었던 것뿐이야

그날은,

별일도 아닌 일에 마음이 툭 무너졌다.


누군가의 무심한 말

돌아오지 않은 메시지


기대하지 않으려던 마음 속에서

괜히 상처를 발견한 순간


머리는 괜찮다고 말하는데

가슴은 자꾸 움츠러들었다.


“이 정도는 그냥 넘겨야지.”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왜 이렇게 작은 일에도 마음이 찢기는 걸까.


그저 서운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작아지고 무너지는 내가 미운 건지

나조차 잘 모르겠더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믿고

조용히 눌러두었던 감정들이

어느 날, 갑자기 쏟아질 때가 있다.


참아낸 마음들이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울부짖는 날


가끔은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싶고

조금은 무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득,

그 예민함 덕분에 지켜낸 감정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최근에 본 영화 <옥스퍼드의 날들>


고전적인 배경에서 시작되지만

그 안의 감정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더 이상 전부가 아니고

어떤 사랑은 결국 서로를 놓아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게 상처든, 후회든, 성장의 계기든.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들고

무엇을 흘려보내야 하는지를 묻고 있었다.


영화가 남긴 울림은 사랑에 대한 질문이었다.

우리는 왜 사랑하고, 왜 떠나며, 무엇을 남기는가.


그 질문에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답해준 건

콜드플레이의 〈All My Love〉였다.


사랑했지만 함께할 수 없었던 사람의 고백.

잡지 못한 손을 향해

여전히 마음을 건네는 한 사람의 속삭임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던 노래.


그때 문득,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아팠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건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중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우리가 누구였는지를 기억하게 해준다.”


서로에게 전부가 되지 못했지만

한때, 서로의 계절이었던 사람들.


그 서툰 사랑이

마음의 결을 만들고

삶의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그 장면 위로

한 편의 시가 떠올랐다.


“My candle burns at both ends

(내 양초는 양 끝에서 타들어 가니

It will not last the night.

(오늘 밤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But, ah, my foes, and oh, my friends—

(하지만, 아, 나의 적들, 오, 나의 친구들에게)

It gives a lovely light.”

(다정한 빛을 전한다)

–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우리는

그저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싶었을 뿐인데

결국 나만 닳아 없어지는 것 같은 날이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우리가 진심으로 살아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상처받았다고 해서

그 감정이 틀렸던 건 아니다.


그건, 그만큼 사랑했고

마음을 썼다는 뜻이다.


세상은

우리가 감정을 쉽게 꺼내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프더라도, 실패하더라도

여전히 진심을 건네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걸 이해해주는 사람이

꼭 타인이 아니어도 된다.


오늘은 나 자신이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혹시 오늘도

사소한 일에 상처받은 당신이

자신이 미워질 만큼 지쳐 있다면


오늘 하루는

그런 나를 다그치지 말고

가만히 안아주기를.


그 상처 속에도

당신의 진심이 있었고

그 진심은 누군가에겐

분명히 따뜻한 빛이었을 테니까.


그리고 언젠가

어떤 마음은 조용히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당신은 내 사랑을 모두 가지고 있어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요.”


콜드플레이의 <All My Love>는

함께 견뎌낸 시간 위에 남겨진 마음을

더 이상 붙잡지 않아도

여전히 그 자리에 놓아두는 방식으로 기억하게 한다.


사랑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버텨낸 마음이 남는 것이라는 걸

아주 조용히, 오래 말해주는 노래처럼.


“당신은 어떤 사랑을 지나왔고,

무엇을 남겼나요?”



#감정의결 #상처와진심 #사랑의기억

#나를안아주는시간 #AllMy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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