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 공간
얼마 전 또 한 명의 동료가 떠났습니다. 마음의 빈 공간이 채워지지 않아서 인지 뜬금없이 떠난다 했습니다. 갑자기 떠난 만큼 분명 마음도 복잡했나 봅니다. 힘든 이야기를 할 때면 무슨 일인지 묻기도, 듣기도 했지만 정작 해결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눈에 띄게 시들어가는 내 모습을 보며 갑작스럽게 떠나간 동료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시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면 애써 웃어보곤 했지만 마음속 한 편에서는 답답함과 허무함이 밀려들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난 동료가 찾아온 그날, 집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습니다. 눈에 띄게 달라진 밝은 모습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떠나기 전 시들어진 모습을 잊게 했습니다. 차와 함께 동료가 자랑하는 사진첩을 둘러봅니다.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래, 내가 추천해 준 여행은 어땠어?'
고민거리나 일은 잠시 접어두고 여행 이야기만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경험했던 순간들을 얘기할 때마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은 에너지를 뿜어 냈습니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나를 살렸다'라고 말하며, 여행의 매력을 얘기합니다. 여행이 주는 평온이 엄청난가 봅니다. 복잡했던 마음, 밝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습니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떠나는 여행이 마음에 평온을 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