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시체, 봄을 꿈꾸는 남자

빅 화이트

by 달빛바람

개요 코미디 미국 104분

개봉 2005년 12월 29일

감독 마크 미로드 Mark Mylod


1. Opening 오프닝


끝이 보이지 않는 알래스카의 하얀 설원 위를, 얇고 희디흰 옷차림의 긴 생머리 여자가 숨을 몰아쉬며 달린다. 바람은 살을 베고, 눈은 발목을 잡아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서 도망치는 중일까, 아니면 이미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시간을 좇고 있는 걸까. 침묵뿐인 설원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은 채, 그녀의 호흡과 발자국만을 잔인할 만큼 또렷하게 남긴다.


녹이 슬고 세월에 닳아버린 교통표지판 하나가 스쳐 지나가며, 이곳이 알래스카라는 사실을 뒤늦게 증명한다. 문명과 고립의 경계선 같은 표지판을 지나, 그녀는 끝내 힘이 다한 몸을 눈 위에 맡기듯 쓰러진다. 곧 도착한 경찰차의 붉고 푸른 불빛이 설원을 가르며 다가오고, 경찰은 놀라움도 연민도 배제한 채 익숙하다는 듯 무전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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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바람입니다. 작은 극장을 품은 마음으로 영화와 일상의 자잘한 조각들을 주워 담습니다. 줄거리보다는 스크린 너머에 잠든 숨소리 같은 것들을 조심스레 건져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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