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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글킴 Sep 22. 2024

1. 데이비드 위즈너의 '시간상자'

먼 훗날 누군가 나의 기록을 본다면?


 몇 년 전에 용산에 있는 전쟁박물관에 갔습니다. 그곳에는 전쟁 당시에 남겨진 사진과 일기가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70여 년 전의 누군가의 기록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먼 훗날 누군가 나의 기록을 본다면?"


전시되어 있는 일기를 쓴 당사자는 누군가 자신의 일기를 볼 거라고 상상했을까요? 또 사진 속 인물들은 본인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아마 저라면 상상도 못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위즈너는 누군가가 먼 훗날의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 상자'는 한 수중카메라가 바다를 떠돌며 계속 계속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카메라를 발견한 아이들이 자신의 사진을 남기는 내용입니다. 바다를 떠돌면서 깊은 바닷속 사진을 남기는 건 덤이고요!


 

우연히 수중카메라를 발견한 아이는 필름을 인화해서 사진을 보게 됩니다. 깊은 바닷속 해양생물들의 재미난 모습도 보게 되고요. 사진을 들고 있는 한 소녀의 사진도 보게 됩니다. 뭔가 이상해서 돋보기로 확대해서 자세히 보니 소녀가 들고 있는 사진 속 인물도 다른 아이의 사진을 들고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더 확대해 보니 계속 계속 다른 아이의 사진을 들고 찍은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꽤 오래전에 찍은 사진으로 보이는 사진까지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아이 역시 사진을 들고 셀카를 찍어 바닷속으로 수중카메라를 던집니다.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바라면서요.



 요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사진을 참 많이 찍습니다. 혼자서 돌려보기도 하고 SNS에 올려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10년 뒤, 100년 뒤 누군가가 볼 거라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10년 뒤, 100년 뒤 누군가가 내 사진을 발견한다면 나의 어떤 모습을 보면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금은 멋진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내 어떤 모습이 멋지게 느껴질까요? 안타깝게도 지금은 아주 멋진 모습은 떠오르는 게 없네요. 앞으로 멋진 모습 남겨보도록 노력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은 많이 남길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가족들과 해변가에 있는 카페를 다녀왔는데요. 딸이 드디어 아기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오늘 남긴 사진은 몇 년 뒤 보아도 행복하구나 누구나 생각할 것 같아요. 



 먼 훗날 누군가가 사진을 본다면, 어떤 사진을 보여주고 싶으신지 독자분의 생각이 참 궁금합니다.


 어쩌면 이 글도 10년 뒤, 100년 뒤 누군가가 읽을 수도 있겠죠? 지금은 2024년 9월 21일입니다! 혹시 2034년 이후에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댓글 하나 남겨주세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커피 쿠폰 하나 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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