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는 아닙니다만
당신은 느닷없이 내게 말로 돌을 던진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고 비록 내가 개구리는 아니고, 당신 또한 돌을 던진 건 아니지만 나의 기분은 패대기 쳐진 딱지처럼 바닥에 착 들러붙어 버린다.
그 이후 당신은 사과를 한다.
이것을 어떻게 삼켜야 할지 난 아직 모르겠다.
일단 나보다 높은 연배인 당신에게 서열로 아래인 내가 웃어야 된다고는 생각되지만 이것은 정말 피에로의 얼굴이다. 맞은 데가 아픈데 어찌 웃을 수 있겠는가? 웃어야 하니까 웃는 거다.
당신이 내게 일방적으로 돌만 던지면 어디 하소연이라도 실컷 하고, 친구에게 푸념이라도 할 텐데 내가 원하지 않는 돌을 던지듯 내가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사과를 주고서는 당신은 할 일을 모두 마쳤다는 듯 홀가분해 보인다.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당신이 던진 말이 소화가 되지 않은 떡처럼 가슴에 탁 걸려있고 당신이 건네준 사과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손에 쥐어진 사과 때문에 새로 건네는 사탕을 받아야 할지 고민하는 아이처럼 당신의 사과를 받은 나도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모르겠다.
나는 개구리가 아니다.
나는 당신의 과녁도 아니다.
나는 사과를 받고 싶지 않을 자유가 있다.
나는 당신을 보지 않을 선택지도 있다.
하여 당분간 나는 당신과 거리 두기를 하려고 한다. 눈치채더라도 제발 닦달하지 말고 내버려 두기를.
던진 돌과 던진 사과까지 어찌할 수 없다면 그나마도 시간을 주는 것만큼은 해 주길 바란다.
그게...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사이에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