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WAKE UP 1 30화

WAKE UP

같이 견뎌 주어라

by MAMA

자전거를 닦았다.

이사와서 1년이 지나도록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전에 살던 동네에서 매일같이 타던 자전거를 이토록 오래 방치해두다니... 무심히 버려져 거미줄이 자리잡은 자전거를 닦았다. 아이들 자전거를 사 주었을때가 생각났다.


중학교 2학년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때.

큰 아이는 민트색을 좋아했다. 보조바퀴 달린, 우리나라 여자아이들 팔할이 거쳐가는 삼천리 핑크색 자전거에서 벗어나 드디어 두 발 자전거를 산 날. 하얀 프레임에 민트색 안장이 얹어진 자전거를 사서 큰 아이 하교 시간에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남편과 같이 기다렸다.


큰 아이는 그 날로부터 딱 이틀 만에 두발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물론, 큰 아이 무게를 버티며 뒤에서 잡아주기 위해 이틀 동안 나의 몸은 골병이 들었지만 이틀째 큰 아이는 쌩하고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엄마! 이제 놔봐봐.' 라고 말했고, 불안감이 자신감이 되는 순간 아이는 내 손의 도움이 필요없어졌다. 뛸 뜻이 기뻤던 그 환호의 순간. 큰 아이보다 운동신경이 좋은 둘째 녀석은 이틀이 아니라 만 하루만에 보조바퀴를 떼었다. 역시 민트색 자전거와 함께...


둘 다 초여름. 보조바퀴를 떼었다. 땡볕에 아이들 몸무게와 자전거 무게를 견디면서 손목이 얼얼하도록 뒤에서 붙잡아 주었다. 두 녀석이 여자아이들이지만 곡예를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다녔다. 집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뱃길 12KM정도는 주말에 취미삼아 친구들과 왔다갔다 할 정도로 자전거를 사랑했다. 어느날 같은 층 끝 집에 사는 동갑친구가 내게 물었다.


"자기야! 어떻게 두 딸들이 자전거를 그렇게 잘 타? 나 죽겠어."


그 친구는 큰 딸의 보조바퀴를 떼어준다면서 며칠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견디는 때까지 나도 견뎌주면 돼. 그 다음부터는 알아서 잘 간다."


얼마 전, 가정예배 시간이었다. 예배 시작만하면 큰 아이의 눈은 이미 반이 감겨있었다. 애써 졸음을 참으며 찬송도 부르고 대답도 하지만 그 모습이 어떤 날은 화가 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끝까지 버티는 모습이 대견했다. 몇 달 전부터는 성가대 봉사를 스스로 시작했다. 엊저녁 마트에 다녀 오는 길 큰 녀석은 교회 선생님께 성가대 연습에 관한 카톡을 받고는 투덜대었다.


"중학생이 되니까 모든 게 다 어려워진 것 같아"


"왜 그런 줄 알아? 네가 어릴 때는 엄마가 해주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네 책임이 늘어나서 그래."


"아휴! 공부만 어려워진 게 아니고, 동아리 운동도 그렇고, 교회 봉사도 그렇고..."


"그럼, 교회 봉사는 나중에 할래?"


아이 믿음 성장에 교회 봉사가 억지가 되어 해를 줄까봐 노파심에 말을 건내보았다.

그런데 큰 아이는


"안돼. 이거라도 안하면 난 안돼. 전도도 못하는데 천국에 뭘로 저축을 해. 이렇게라도 미리 미리 쌓아놔야지."


대견스러웠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은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신다. 부모로서 재촉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아이가 넘어져 무릎에 피가나도 두발 자전거를 타겠다는 의지로 아이가 버티는 동안 나도 뒤에서 버텨주면 아이는 어느 순간 스스로 할 수 있다. 얼마 걸리지 않는다.


뭐든 그렇다. 아이가 견뎌주는 동안 나도 견뎌주면 된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두 발 자전거가 아니라 세상을 홀로 걷기 위한 독립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견뎌주어야 한다. 아이가 숟가락질을 하기 위해 만번의 수저를 쥐고, 걸음마를 떼기 위해 수도 없이 넘어지고,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위해 무릎이 까지고, 목표를 찾기 위해 방황하고, 부모에게서 떠나 한 사람의 인격체로 스스로 살기 위해 수도 없는 도전을 하는 그 시간을 부모가 같이 견뎌주면 된다.그리고 깨어있는 영혼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이 견뎌주어야 한다.


하나님을 알고 싶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믿음의 자녀로 성장케하기위해 부모로서 사명감을 갖고 말씀따라 살고 그 말씀을 지키며 매일 기도하고 찬송하고 또 인내하며 그 삶을 반복적으로 영위하면서 아이가 그런 부모를 보고 자랄 수 있도록 지루할 것 같은 양육의 시간을 즐김으로 견뎌야 한다.


아이들을 믿음으로 양육할 때, 결코 포기하지 말기를 .....


밭 작물도 파종하는 시기가 다 다르며, 같은 날 씨를 뿌렸다해도 땅을 뚫고 움트는 시기가 다 다르다.

따가운 햇볕에도 비바람에도 꺽이지 않으려면 여린 뿌리였을 때 잡초를 뽑아주고 물을 주고 보듬어주는 매일의 농부의 수고가 필요하다.


그런 농부의 발걸음이 필요치 않은 어느 날은 반드시 온다. 홀로 뿌리를 내리고 단단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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