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아들 임동현 군의 이야기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휘문고 졸업식에서는 임동현 군이 식전 행사로 진행된 밴드부 공연에서 메인보컬로 주목을 받았다. 불수능이라 불리는 2025년 수능을 한 개만 틀리고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임동현 군은 학교장상, 휘문장학회 장학생상, 강남구청장상등을 수상했다고 한다. 재벌가 2세의 해외 명문대 진학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 사회에 한국식 공교육시스템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능력을 증명한 셈이다. 이로써 삼성 가는 39년 만에 이재용 회장의 뒤를 이은 서울대 동문이 생겼다.
사실, 해외 명문대 진학은 여러모로 보나 재벌가에게는 유리하다. 어릴 때부터 글로벌 모임 노출이 익숙하고 진로 방법도 다양한 데다가 무엇보다도 인맥을 쌓기에도 적합하니 무엇이든 사업 경영에 필요한 유리한 방법을 위해서 해외 명문대 졸업장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스마트폰을 끊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강남 8 학군에서 살아남아 불수능을 넘어서 서울대 진학을 했다는 것에 대해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그 값어치가 유달리 남다르고 말할 수 있다. 임동현 군에 대한 화제는 삼성가에게 오히려 덕이 되고 있다.
아이들과 이 화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재벌가 자녀에게 어울리지 않은 ‘간절함’. 그 간절함이 어디서 왔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금수저도 보통 금수저가 아닌 우리나라 산업 핵심인 그룹의 총수의 자녀다. 무엇하나 간절하지 않아도 다 손에 쥐어졌을 텐데 어쩌면 ‘서울대’ 학벌은 재벌가라 하더라도 피나는 노력 없이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 누릴 수는 있어도 모두 가질 수 없다고 하면 그 가질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지혜’였을까. 그래서 더 간절했던 것일까.
우리에게 친숙한 “지혜의 왕”이 있다. 바로, 솔로몬. 솔로몬에 대해 열왕기상 10장 23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솔로몬 왕의 재산과 지혜가 천하 열왕보다 큰지라 천하가 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마음에 주신 지혜를 들으며 그 얼굴을 보기 원하여 각기 예물을 가지고 왔으니 곧 은그릇과 금그릇과 의복과 갑옷과 향품과 말과 노새라 해마다 정한 수가 있었더라
이후로도 솔로몬이 가진 병거가 1400, 마병이 12,000, 은을 돌같이 흔하게 하고 백향목을 평지의 뽕나무 같이 많게 하였다고 솔로몬의 부와 명성에 대해 쓰여있다. 솔로몬의 지혜에 대해서는 열왕기상 4장 29절에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같이 하시니 솔로몬의 지혜가 동양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난지라 31절 후반 그 이름이 사방 모든 나라에 들렸고 32절 저가 잠언 삼천을 말하였고 그 노래는 일천 다섯이라 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아들 솔로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을 주셨는지 우리는 짐작을 할 수 없다. 지금의 삼성가나 여타 다른 재벌들이 누리는 부와 명성을 이에 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시 솔로몬이 누렸던 것들은 지금 정보산업과 인플레이션으로 불려지는 재산과는 다르다. 일일이 손수 모으고 보고 누려야 하는 실질적 재산이기 때문이다. 명절이나 생일 등 기쁜 날, 어린아이, 노인 할 것 없이 모두 좋아라 하는 현금 또는 금붙이처럼 눈에 보이는 현물 자산. 그 현금과 현물이 널리고 널려 뽕나무처럼 백향목이 많고 은이 돌 같다 했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과 솔로몬 궁전을 순금으로 지었다. 역군을 수만을 일으켰고, 오직 이스라엘 자손은 솔로몬이 노예를 삼지 아니하였고 저희는 군사와 그 신복과 방백과 대장, 병거와 마병의 장관이 되었다고 열왕기상 9장 22절에 기록되었으니 왕의 부와 명성으로 백성들도 수고와 고생을 하지 않는 호사를 누렸다.
솔로몬 왕이 여호와의 전을 건축하기까지 전만 해도 그는 간절했다. 아버지 다윗이 결심한 ‘주가 거하실 곳’을 짓고자 한 그 마음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셨고, 솔로몬 때에 그 뜻을 이루게 되었다. 전에도 후에도 없을 풍성함으로 왕과 이스라엘을 돌보셨고, 다윗에게 한 약속을 지키셨다. 일생 믿음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해 정말 수고하여 싸우기를 열심을 다한 아버지 다윗의 삶을 솔로몬은 알았기 때문에 그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까지 간절했다.
일천번제를 드렸고, 하나님을 감동시켜 지혜를 구했고, 성전 낙성식에 여호와께 드린 소가 이만 이천, 양이 십이만이었다. 여호와 앞 놋단이 작아 번제물과 소제물과 화목제의 기름을 다 용납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는 다윗과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인하여 기뻐하며 마음이 즐거웠다. (열왕기상 8장 66절)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기쁜 마음의 솔로몬에게 다시 나타나셨고, 재차 강조하여 말씀하셨다. ”만일, 너희나 너희 자손이 아주 돌이켜 나를 좇지 아니하며 내가 너희 앞에 둔 나의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고 가서 다른 신을 심겨 그것을 숭배하면...... “
재앙이다. 솔로몬은 간절했던 뜻이 이루어지고, 전 세계.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지혜롭고 총명하여 명성과 부를 누리고 모든 것을 뜻대로 할 수 있게 되자 타락했다. 전도서에 본인을 가리켜 2장 25 먹고 즐거워하는 일에 누가 나보다 승하랴 할 정도였던 솔로몬은 바로의 딸 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했다. 후비가 700이요 빈장이 300이라 (열왕기상 11장 3절) 왕비들이 왕의 마음을 돌이켰다.
열왕기상 11장 4절 솔로몬의 나이 늙을 때에 왕비들이 그 마음을 돌이켜 다른 신들을 좇게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이 그 부친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치 못하였으니 이는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을 좇고 암몬 사람의 가증한 밀곰을 좇음이라
솔로몬의 아비의 뜻을 이루기 위했던 간절함이 사라지자 그는 타락했다. 솔로몬이 마음을 돌이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떠나므로 여호와께서 저에게 진노하시니라 여호와께서 일찍이 두 번이나 저에게 나타나시고 이일에 대하여 명하사 다른 신을 좇지 말라 하셨으나 저가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열왕기상 11장 11절 내가 결단코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복에게 주리라 하셨다. 이후, 이스라엘의 역사는 분열이다. 갈가리 찢겨서 서로 싸우고 대적하며 이민족의 침입을 받는다. 결국, 북이스라엘은 앗수르에게, 남유다는 바벨론에게 멸망당하게 된다.
우리에게 간절함은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때로는 목적이 너무 높아 닿을 수 없기에 늘 자신의 초라함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하여 괴로워지기도 한다. 때로는 그 과정이 각고의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나 자신과 싸움에서 한편으로는 패배를 합리화하고 싶은 유혹에 늘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괴롭기도 하고 유혹에 시달리기도 하는 이 모든 지긋지긋함은 사람을 지탱해 주는 힘이다. 사람에게는 원래 달콤한 유혹을 이기고 싶어 하기보다는 극한의 고통을 이기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유혹보다 고통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미국이 인디언을 마약과 돈으로 말살하려는 정책은 대단히 잘 먹혔고, 일본이 대한민국을 고문과 학대로 짓밟고자 했던 정책은 빗나갔으니 말이다.
임동현 군의 간절함이 지금 삼성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솔로몬의 간절함이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간절함이란 사람의 생기이고 의지이며 목적이다. 때로는 그 간절함 때문에 힘이 든다 하여도 그 시간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간절함이 끝나는 순간 생명도 끝이 나기에 오늘 우리가 삶에서 끝없이 짊어지고 나가야 하는 간절함을 너무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말자. 기뻐할 순 없어도 끌어안고 보듬어주고 고마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