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KU UP3

잃어버린 양

by MAMA

NBC TODAY SHOW 진행자 SAVANA GUTHRIE 의 어머니 NANCY GUTHRIE의 실종이 벌써 5주째 되어가고 있다. 메인 앵커자리를 다른 이들이 대신하고 있고, 미국 전역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파손된 CCTV 영상에 납치로 예상되는 증거들이 보여서 걱정과 우려가 된다. 그녀가 엊그제는 방송국을 방문해서 곧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무엇보다도 그녀의 어머니가 건강하게 돌아와 그녀가 다시 밝은 모습으로 앵커의 자리에 서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초저녁에 두 딸과 산책을 나갔던 날이 생각난다. 날씨가 추웠던 터라 큰 녀석이 옷을 얇게 입고 나가길래 잔소리를 했다. 바지도 웃옷도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두툼한 걸로 바꿔 입었다. 산책을 나갔다가 천 원짜리가 즐비한 뭐든 다 있는 그곳에 들렸다가 올 생각이었지만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 큰 녀석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럼, 난 학교 앞까지만 갔다가 집으로 혼자 올게.”

“아니, 왜? 같이 가자.”

“아니야! 이러고는 거길 갈 수가 없어. 누구 만나면 어떡해?”


뭐든 예민한 녀석이었는데 운동하는 복장이야 어떻든 무슨 상관이냐 하는 내 마음과는 전혀 다를 거라는 걸 알았어야 했다. 짜증을 있는대로 내면서 투덜대는 언니 옆에 있던 막둥이도 한숨을 쉬면서 짜증을 냈다.


“그냥, 같이 좀 가자.”

“엄마랑 너랑 살 거 사갖고 와. 나는 학교 옆 공원 화장실에 있을게.”

“누가 널 그렇게 신경을 쓴다고 화장실에까지 들어가 있어야 해?”


골이 단단이 나서 이 엄마 복장 터지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막둥이도 나도 그러라고 했다. 집에서부터 큰 아이 학교까지 근 2km, 다이소를 들렀다가 다시 집으로 가면 족히 5km는 되는 거리다. 그 시간 그 거리에 행인이라고는 몇 몇뿐인데 누굴 만난다고 저리 겁을 먹고 신경을 쓰는 것인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게 다 제 입고 싶은대로 입게 두질 못한 내 잘못이려니 인정하고 막둥이와 다이소로 향했다.


큰 녀석이 정말로 공원 화장실에 쭈구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다이소에서 구경할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살 것만 사고 급히 나오려는데 막둥이가 보이질 않았다. 그 큰 상점 1층 2층을 번갈아 가면서 세 번이나 살펴 보고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순간, 식은 땀이 났다. 당연히 어딘가에 있겠거니 끝까지 믿었어야 했는데 생각이 삼천포로 가고 있었다.


‘이 녀석이 언니가 걱정돼서 먼저 갔나? 지갑도 없어서 계산도 못했을텐데....’


이내 결론을 냈다. 언니가 걱정된 막둥이가 공원 화장실에 언니를 보러 급히 간 모양이라고.

당황하고 보니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내 생각의 흐름이 어처구니 없었지만 난 그렇게 믿고 말았다. 막둥이를 찾다가 실패하자 대뜸 공원으로 달려갔다. 공원 화장실 문을 다 열어보니 큰 아이가 없었다. 내겐 전화도 없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했다. 다 큰 녀석들이라고 하지만 별의 별 생각이 순간 머릿 속을 스쳤다.


‘아! 그러면 둘 다 어디간거지? 큰 녀석은 집으로 간 걸까? 우리 막둥이가 언니를 못 만났으면 어디 간 거지?’

정말 이성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제 멋대로인 생각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다이소를 가서 막둥이를 기다려보자는 생각에 다이소로 뛰었다. 다이소에 들어서자마자 2층 계단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막둥이를 만났다. 막둥이는 화가 단단히 나 있었다.


“대체 어디를 갔다 온 거야? 설마 나 버리고 언니한테 간 거였어? 내가 엄마를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주방 코너에 콕 박혀 이 엄마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막둥이는 엄마가 자기를 놔두고 설마 언니를 찾으러 간 건가 싶어 몇 번을 둘러보다가 화가 날 지경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기다렸다고. 막둥이를 찾고, 공원으로 향하니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커다란 그림자가 보였다. 집에 간 줄 알았던 큰 녀석은 공원에서 여전히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왜케 늦게 왔어? 나도 같이 갈 걸. 후회하고 있었지. 그런데 엇갈릴까봐 기다렸어.”


잠깐 운동기구 쪽으로 간 사이 내가 왔었던 거고 아주 절묘하게도 서로 엇갈렸다. 결국, 두 아이를 믿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한 사람은 나였다. 애초에 서로 갈라질 때부터 마음이 안 좋더니 결국, 생각이 평안한 길로 가지를 못하고 온갖 의심과 불안으로 가득 차 판단력이 상실되었던 것이었다. 두 아이 모두 두 눈으로 확인하고 두 손으로 옆에 잡고 있으니 두근거렸던 심장 박동수가 진정이 되었다. 그 사이, 식어버린 몸에 오한이 느껴졌다. 아주 잠시 잠깐이었지만 아이를 잃어버리고 보니 정신이 온전치 못할 정도로 땀이 났던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도 두 아이는 제자리에 있었지만 행여나 그렇지 못 했을 경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잃어버린 양. 그 양을 찾는 주님의 심정도 혹시 이럴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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