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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의 인생 반전을 비춰준 고사리

계곡고사리 - 삶은 추억이다

by 로데우스

천방지축 제주살이 초기

계곡에서 희귀한 계곡고사리를 발견했다.

낙상사고의 인생 반전을 비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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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고사리


은퇴 후 제주살이는 천방지축의 아이로 시작했다.

코로나의 장벽은 홀로 찾는 계곡에서 호기심으로 채웠다.

그 호기심이 계곡고사리를 찾는 개가를 올려주었다.


너무 험한 곳에 살다 보니 절벽고사리라는 이름도 괜찮겠다.

제주의 양치식물을 잘 아는 이도 보지 못했다는 계곡고사리

안내해 주며 다시 그 험한 곳을 찾기도 했다.


계곡고사리는 제주 계곡 사면의 바위틈에서 자란다.

전체의 모습이 마치 넙치를 보는 듯한 형체이다.

우편의 끝이 약간 뾰족하며 날까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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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고사리 포자낭군


계곡의 절벽에서 굴러 떨어져서 다리의 경비골이 골절되고

새끼손가락이 뒤틀려 꺾어졌다.

천운으로 핸드폰을 찾고 연결되어 신고하였다.


계곡에서 피 흘리며 기다린 2시간은 지옥의 그림이었다.

"여보세요!!!" "예~~ 여기예요!"

드디어 구조대원과 목소리를 교환했다.


119 응급조치요원이 바지를 자르고 소독하고 붕대를 감고 부목을 채웠다.

들것에 눕고 배낭을 베개 삼아 머리를 뉘었다.

119 구조요원 6명이 한 조가 되어 들것을 옮긴다.


구령에 맞추어 "영차!" 하면서 30cm 정도씩 움직인다.

나무와 바위 사이를 뚫고 계곡을 내려와 다시 반대편 능선으로 올라간다.

한번 옮길 때마다 다리에 통증이 몰려오고, 등은 돌에 배겨 아픔을 참아야 한다.


구조대원들의 숨소리, 아픔을 참는 낙상자, 선두의 길 찾는 소리

"이래 오면 절벽, 거기서 우측으로...." ...."잠시 쉬었다 가자"

나뭇가지가 몸을 때리고, 들것은 좌우측으로 흔들리고, 한쪽 쏠림에 꽉 잡아야 한다.


정말 어렵게 어렵게 계곡을 건너 능선으로 올라섰다.

어둑한 숲 속길, 발길이 좀 빨라졌다.

2시간 후 구급차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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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고사리 새순


계곡고사리는 낙상자의 한라산 계곡 탈출의 표상이다.

어떤 산이나 꽃이나 고사리도 추억이 담긴다.

기억은 삶의 추억과 연결되어 선명해지는 것이다.


기억도 그의 추억과 연결됨을 흐뭇하게 느낄 것이다.

기억력이 가물거리는 시니어의 삶에서

선명해지는 그 무엇은 내 삶의 발자취인 것이다.


그래서 나의 지난 과거는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주관적 만족의 느낌이다.

나름으로 사는 맛이 진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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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고사리 지난 해 포자낭군


국명 / 계곡고사리

학명 / Dryopteris subexaltata

과명 / 관중과 관중속


제주의 계곡에 사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계곡 사면의 절벽 틈 바위에서 자라는 희귀 고사리이다.

계곡고사리를 보고 2년 후 낙상사고를 당해 인생반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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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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